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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에 與 갈리나…23년 전에도 '49대43'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기헌 "국익에 부합 안해"
박지원 "비전투병 파병 불가피"
범여권선 반대 목소리 확산
이라크전 때도 집권 민주당 양분

진보당, 호르무즈 파병 관련 정부 입장 발표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진보당, 호르무즈 파병 관련 정부 입장 발표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도부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찬반 입장을 밝히면서다. 정부가 실제 파병을 결정할 경우 2003년 이라크전 당시처럼 여당 내부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헌법 제60조 2항은 국군의 외국 파견에 대한 동의권을 국회에 부여하고 있다. 파병 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정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원이 전략기획위원장은 전날 의원 대화방에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한 개별 대응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벌써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이기헌 의원은 전날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이후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에도,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사석에서는 파병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하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호르무즈해협에 우리 선박을 지키는 것이나 여러 미국과의 관계를 봐서 비전투 병과라고 하면 어느 정도 파병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저는 그 불가피함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범여권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3월 혁신당과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제출한 전쟁 및 파병 반대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라고 요구했다.

진보당 의원들도 "파병은 우리 장병과 중동 지역 교민·기업·선박은 물론 대한민국 영토까지 보복과 테러의 위험에 빠뜨린다"고 주장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전 파병 때도 집권 민주당은 둘로 갈렸다. 당내 찬반 대립으로 동의안 처리가 두 차례 연기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해 4월 2일 직접 국회를 찾아 파병 동의를 호소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낙선하는 것은 제 개인의 문제"라면서도 "대통령이 된 지금의 제 선택은 제 개인의 선택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관계를 두고는 "어려울 때 미국을 도와주고,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길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파병 동의안은 결국 재석 256명 가운데 찬성 179명, 반대 68명, 기권 9명으로 통과됐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찬성 49명, 반대 43명, 기권 4명으로 팽팽하게 갈렸다. 당시 원내 1당인 한나라당에서는 118명이 찬성했다.

현재 민주당은 당시와 달리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 이미 파병을 둘러싼 이견이 표출되고 범여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실제 파병 논의가 시작되면 여권 내부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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