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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이 개발한 세계 첫 '쌍돛 LNG선', 왜 韓서 만들었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바람 이용해 연료 최대 12% 절감
LNG선 세계 최다 운용 日, 건조는 해외 의존
2035년부터 연간 3~5척 자체 생산
한국 기술 활용해 중국 추격 견제

상선미쓰이가 지난 7일 공개한 세계 최초의 '쌍돛 LNG선'. 출처=상선미쓰이 홈페이지
상선미쓰이가 지난 7일 공개한 세계 최초의 '쌍돛 LNG선'. 출처=상선미쓰이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최대 해운사 상선미쓰이가 개발한 대형 돛 2기를 세계 최초로 장착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경남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건조됐다. 일본이 친환경 운항 기술을 개발하고 한국이 선박 건조를 맡았다. 2019년 이후 LNG선의 국내 생산이 끊긴 일본은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자국 건조를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상선미쓰이는 지난 7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풍력 보조추진 시스템 '윈드 챌린저'를 장착한 LNG선을 공개했다. 상선미쓰이가 발주해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이 사용할 선박이다.

선박 앞부분 좌우에는 폭 약 15m의 돛이 설치됐다. 3단계로 펼치면 최대 49m까지 올라가며 센서가 풍향과 풍속을 감지해 높이와 방향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악천후나 입출항 때는 돛을 접어 시야와 안전을 확보한다.

상선미쓰이는 돛 2기를 이용하면 LNG 소비량을 최대 12%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돛 1기를 장착한 기존 석탄 운반선에서 확인한 연료 절감률은 항해당 평균 5~8%다.

회사는 올해 안에 돛 2기를 장착한 LNG선 한 척을 추가로 완공하고 한국 대형 조선업체와 돛 4기를 탑재한 선박도 개발한다. 현재 3척인 윈드 챌린저 탑재선을 2030년 25척, 2035년 8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가와사키기선도 약 600㎡ 크기의 대형 연 '시윙'을 이르면 2027년 벌크선에 도입해 연료 사용량을 10% 이상 줄일 방침이다. 탄소 규제와 연료비 상승에 대응해 바닷바람을 보조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LNG선 가장 많이 굴리지만 7년째 건조 '제로'
일본은 한때 LNG선 건조 세계 1위였지만 2019년 이후 자국에서 한 척도 만들지 못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LNG선단을 운용하면서도 새 선박의 건조는 한국과 중국에 맡기고 있다.

발주 물량 등을 포함하면 상선미쓰이가 129척, 일본우선이 127척, 가와사키기선이 68척의 LNG선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이 LNG선 최대 수요국 가운데 하나이면서도 국내 건조를 중단한 것은 탱크 방식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까지 일본은 구형 탱크를 선체에 싣는 '모스형' LNG선에 강점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 업체들이 대량 건조 경험을 쌓은 '멤브레인형'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멤브레인형은 선체 모양에 맞춰 탱크를 설치해 공간 효율이 높다. 같은 양의 LNG를 실어도 선박 크기와 운항비를 줄일 수 있다. 일본 해운사들까지 한국과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면서 일본 내 생산 기반이 약화됐다.

최근 호르무즈해협 봉쇄 사태도 일본의 위기감을 키웠다. 중동산 LNG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발전량의 약 30%를 LNG에 의존하는 일본의 에너지 공급망 취약성이 부각됐다. 연료 소비를 줄이는 기술뿐 아니라 비상시 필요한 LNG선을 자체 조달할 생산 기반도 필요해진 것이다.

■日 조선 3사 공동 건조…한국 기술로 생산 재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조선업을 국가 성장전략 17개 분야에 포함하고 2035년까지 민관이 1조엔(약 8조7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선박 건조 규모를 2035년까지 현재의 두 배인 1800만GT로 확대하고 LNG선도 연간 3~5척씩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마바리조선과 가와사키중공업, 나무라조선소는 지난달 21일 LNG선 공동 건조 계획을 공식화했다. 가와사키중공업의 가가와현 사카이데 공장이 유력한 생산 거점으로 꼽힌다. 나무라조선도 2035년까지 사가현 이마리만에 대형 도크를 신설한다.

가장 큰 과제는 7년에 걸친 생산 공백이다. 세계 표준인 멤브레인형 LNG선을 만들려면 한국이 축적한 탱크 제작·조립 기술과 건조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는 게 일본 업계의 판단이다.

오노 게이타로 자민당 경제안보추진본부장은 최근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LNG선 점유율이 높은 한국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자체 운반선을 건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손잡고 자국 생산을 되살린 뒤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도 걸림돌이다. 일본산 LNG선은 한국·중국산보다 약 20%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첫 국산 LNG선의 가격 차이를 보전하고 국가가 조선시설을 보유한 뒤 민간에 운영을 맡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이 비용 부담을 감수하며 생산 재개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중국의 추격이 있다. 2022년 LNG선 수주는 한국 120척, 중국 56척이었지만 올해 7월 말에는 각각 36척과 23척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LNG선에 일본이 개발한 돛을 올린 이번 선박은 한일 조선업의 현재를 보여준다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한다. 일본은 한국의 기술과 건조 경험을 발판으로 7년간 끊긴 LNG선 생산을 되살리고 중국의 시장 확대에 대응하려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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