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김승원 '법무 비전' 안 보인다…꼬리 무는 의혹에 실종된 '정책 검증'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7 ⓒ 뉴스1 이광호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7 ⓒ 뉴스1 이광호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6.9.8 ⓒ 뉴스1 황기선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6.9.8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한수현 권진영 장시온 기자 =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이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새 형사사법체계를 이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정책 구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현직 판사와의 유착·사법 로비, 배우자·자녀 관련 가족 특혜 등 후보자의 각종 신상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정책 검증은 실종된 형국이다.

코로나 신약 청탁부터 가족 특혜까지…논란 일파만파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관련 고발 사건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앞서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김 후보자를 직권남용,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의 시발점이자, 도덕적·사법적 책임이 달린 최대 뇌관이다. 김 후보자가 2021년 브로커 겸 사업가 양 모 씨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업체 제넨셀 대표 강 모 씨의 청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임상시험계획 승인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을 골자로 한다.

당시 검찰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의 식약처 로비 의혹(알선뇌물약속 혐의)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는 해당 처분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그러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 후보자와 양 씨가 친밀한 관계였으며, 검찰이 당초 김 후보자를 재판에 넘길 계획이었으나 외부 압력에 의해 처분이 변경됐다고 주장하면서 새 국면을 맞은 양상이다.

김 후보자는 민원 전달 사실은 인정했지만 '불법 청탁'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그는 전날(7일) 관련 의혹에 대해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 승인 민원을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심사의 공정성을 훼손한 사실은 없다. 검찰의 불기소장에 명확히 표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2022년 양 모 씨, 정 모 부장판사와 함께 찍은 '3인 셀카' 사진이 최근 공개돼 도마에 올랐다. 정 부장판사는 이듬해 제넨셀 대표 강 씨의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인물이다. 김 후보자는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두 사람을 우연히 마주쳤을 뿐, 이후 연락하거나 영장심사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양 씨가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는 김 후보자의 연락을 받고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이 담겼고, 5개월 뒤인 2022년 7월에는 김 후보자가 양 씨의 SNS 게시글에 댓글을 단 정황도 포착됐다. 셀카를 찍은 2022년 2월 이후 연락하지 않았다는 김 후보자의 해명과 다른 부분이어서 해명의 신뢰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김 후보자가 위원장을 맡았던 민주당 경기도당이 당직자 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뒤 일부를 미신고 계좌로 돌려받았다는 '페이백' 의혹, 배우자 운영 사회적협동조합의 정부 바우처 수익·두 자녀 채용을 둘러싼 특혜 의혹, 부부의 5년 치 종합소득세 지각 신고·납부, 지역구 기업 대표 일가의 3000만 원 '쪼개기 후원' 의혹 등이 잇따르고 있다.

공소청 출범 3주 앞인데…진흙탕 싸움에 '정책 검증' 실종

법조계에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이 '신상 논란'에 치우쳐지면서, 정작 중요한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기 법무부 장관은 불과 24일 앞으로 다가온 공소청 출범과 검찰 조직 재편을 마무리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수사기관 간 협업 체계도 안착시켜야 하는 만큼, 정책 비전과 수행 역량에 대한 검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당장 공소청의 조직·인력 설계부터 쟁점이다. 지난 4일 입법예고된 공소청 직제안에는 기존 검찰 정원 1만706명 중 21.4%인 2294명을 감축하고 인지·합동수사 부서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법무부는 형사재판에 대응할 공판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검사 정원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중수청과의 협력,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 확보, 사건 이관과 인력 배치도 새 장관이 풀어야 할 과제다.

초대 공소청장 인선도 '발등의 불'이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해 인사청문회 준비를 시작한다. 같은 날 출범하는 공소청의 수장 인선은 첫발도 떼지 못한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다. 공소청이 '수장 공백' 상태로 개문발차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현안이 산적했지만 오는 15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그의 신상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특별검사 도입까지 거론하며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위한 집중포화를 벼르고 있고, 민주당은 이에 질세라 '네거티브 전담대응팀'을 꾸린 채 적극 엄호에 나섰다.

여기에 김 후보자가 '기소유예 외압' 의혹을 제기한 한동훈 의원과 사건 처분에 관여한 검사들을 증인으로 요청하면서 이들의 출석 여부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증인으로든 청문위원으로든 불러달라"고 맞받으면서, 청문회가 정책 검증보다 정치 공방에 매몰될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국무조정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인사청문회에서 우선 제기되는 도덕성 문제에 대해 (김 후보자가)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큰 틀에서 형소법 개정에 따른 제도 개편, 조직 안정성, 이런 측면에서 장관 후보자로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도 "후보자 개인의 신상 관련한 논쟁을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 형사사법체제에서 법무부의 역할이라든가, 공소청 체제 전환으로 달라지는 부분들도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며 "(김 후보자는) 특히 형소법 개정을 주도했던 만큼 (법 개정으로) 우려되는 부분도 논의를 해야하는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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