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日 반도체 가스에 '관세 폭탄'…日 "부당한 조치" 반발
다카이치 '대만 유사시' 관련 답변 이후 대일 경제압박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국이 일본산 반도체용 특수가스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수입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줬다고 잠정 판정하고 반덤핑 조치에 나섰다. 이에 따라 중국 수입업체는 8일부터 일본산 제품을 들여올 때 수입액의 최대 99.2%를 보증금으로 세관에 내야 한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에 부당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하겠다며 반발했다.
8일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일본산 디클로로실란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서 덤핑으로 중국 관련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봤다는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업체별 보증금률은 일본 대형 화학업체 신에쓰화학공업이 99.2%다. 덴카 자회사 데나르실란에는 80.8%, 나머지 일본 기업에는 99.2%가 적용된다.
디클로로실란은 반도체와 액정패널 생산 과정에서 웨이퍼 등에 얇은 막을 형성하는 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 일본산 디클로로실란을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보증금 부과는 최종 판정에 앞서 수입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시행하는 잠정 조치다.
중국 수입업체가 일본산 제품을 계속 들여오려면 기존 수입대금에 더해 수입액의 80.8~99.2%를 보증금으로 예치해야 한다. 당장 정식 관세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입업체의 자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 일본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대중국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이 최종 조사에서도 덤핑과 자국 산업 피해를 인정하면 정식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일본산 제품의 덤핑과 자국 산업 피해를 조치의 근거로 제시했으며 정치적 배경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이번 조치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국회 답변 이후 이어진 중국의 대일 경제압박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가 일본의 존립을 위협하는 상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국회에서 답변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희토류 등 군민 양용 품목의 일본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반덤핑 조치 역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이어진 중국의 경제압박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중국의 반덤핑 조사와 대일 수출규제 강화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대한 대응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조사 대상인 일본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상황과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겠다"며 "기업 활동에 부당한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하라 장관은 희토류 등 군민 양용 품목의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일본만을 겨냥한 조치의 철회를 중국 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7개국(G7)을 비롯한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일본 기업과도 긴밀히 협력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