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예금보호 1억 상향 1년… 증시 활황에 저축銀 자금이탈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상향 전보다 수신잔액 2兆 감소
대출규제·부동산 PF부실 정리 등
대출영업 난항에 예금 유치 소극적
'시중銀 5배' 예보료율도 큰 부담

예금보호 1억 상향 1년… 증시 활황에 저축銀 자금이탈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저축은행업권이 기대했던 '머니무브(자금 이동)'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작년부터 활황을 보인 증시로 자금이 이탈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예금보험료는 늘어나면서 저축은행업권의 비용 부담만 커진 상황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00조3558억원으로 지난해 말(98조9786억원)보다 1조3772억원(1.4%) 증가했다. 반면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직전인 지난해 8월 말(102조3866억원)과 비교하면 2조308억원(2.0%) 감소한 규모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당시에는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에 더 많은 돈을 넣어도 원리금을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도 시행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05조165억원으로 한 달 만에 2조6299억원 늘었다. 하지만 10월 말 103조5094억원으로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후 저축은행들이 수신 방어를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잔액이 소폭 늘어 지난 6월 100조원을 다시 회복했다.

저축은행으로의 머니무브가 지속되지 않은 배경에는 증시로의 자금 이동이 꼽힌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예·적금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 4224.53으로 출발해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치솟았다. 불과 6개월여 만에 122.2% 상승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자체의 수신 확대 유인도 크지 않았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 등으로 대출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제시해 예금을 적극적으로 끌어모을 필요성이 낮았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2%대에 머물렀고 올해는 3%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처럼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수신 확대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금보험 관련 비용 부담은 커지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상반기 납부한 예금보험료는 3873억원이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업권의 당기순이익 7658억원의 50.6%에 해당하는 규모다.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특별기여금 944억원까지 합치면 예금보험 관련 납부액은 4817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예금보험료율 재산정과 관련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이미 다른 금융업권보다 높은 예금보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현행 저축은행의 표준 예금보험료율은 연 0.40%로 은행(0.08%)의 5배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저축은행에 대규모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금리나 자금 운용 여건의 영향이 더 컸다"며 "예금보험료율까지 올라가면 업권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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