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호주

韓, 사도광산 추도식 3년 연속 불참 "핵심 쟁점 합의 못해"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日 추도사에 강제동원 명시 놓고 이견
한국 정부, 올해도 별도 추도식 검토

일본 측이 오는 12일 개최하는 올해 사도광산(佐渡金山) 노동자 추도식에 한국 정부가 불참하기로 했다고 일본 니가타일보가 9일 보도했다. 사진은 2024년 11월 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한국 정부의 불참속에 '사도광산 추도식'이 열리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일본 측이 오는 12일 개최하는 올해 사도광산(佐渡金山) 노동자 추도식에 한국 정부가 불참하기로 했다고 일본 니가타일보가 9일 보도했다. 사진은 2024년 11월 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한국 정부의 불참속에 '사도광산 추도식'이 열리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한국 정부가 오는 12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서 열리는 '사도섬의 금산' 노동자 추도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2024년 첫 추도식 이후 3년 연속 불참이다.

9일 교도통신과 일본 외무성 등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전날 일본 측에 불참 방침을 통보했다. 한국 외교부는 "올해 추도식이 온전히 개최될 수 있도록 일본 측과 진지하게 협의를 이어왔으나 핵심 쟁점에 대해 상호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kumanichi.com)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추도사 내용을 둘러싼 한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한국 측은 올해도 독자적인 추도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측은 추도사에 조선인 노동자 동원의 강제성을 어느 수준으로 담을지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는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의 판단이기 때문에 현으로서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다"며 한국 측에 참석을 추가로 요청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추도식은 사도광산에서 일한 조선인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를 기리기 위한 행사다. 일본은 2024년 7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동의를 얻기 위해 매년 현지에서 추도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은 2024년 첫 추도식부터 행사 명칭과 추도사에 조선인 노동 동원의 강제성을 어떻게 반영할지를 놓고 한국과 충돌했다. 결국 그해 11월 24일 열린 일본 측 추도식에는 한국인 유가족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않아 '반쪽 행사'에 그쳤다.

지난해 열린 두 번째 추도식에서도 일본 측 추도사에 조선인 동원의 강제성이 명확히 담기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가 불참했다. 한국 정부는 2024년과 지난해 모두 사도시에서 별도의 추도식을 열었다.

사도광산은 에도시대(1603∼1867년) 일본을 대표하는 금광이었으며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이후에는 구리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활용됐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조선인이 동원돼 열악한 환경과 차별 속에서 일했다.

사도광산은 2024년 7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당시 한국 정부는 조선인 강제동원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전시와 해설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고 일본도 이를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7월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기 위해 '일부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일본에 해석·전시 전략을 보완하고 조선인 노동자의 역사적 경험을 더욱 명확하게 제시하라고 요구했으며 이행 상황을 2028년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한국 정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니가타현 #사도광산 #사도섬의 금산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