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견제 속 중국 북극항로 정기선 운영 개시... 북극해 중러 첫 공동 해빙 관측
中, 수익성 낮은 북극항로 고집하며 러와 밀착…"지정학적 포석"
NYT "中, 짧은 운항 가능 기간·고위험·고비용 리스크 감수"
[파이낸셜뉴스]중국과 러시아가 북극해에서 첫 공동 해빙 관측에 나서면서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첫 정기 화물선의 유럽 도착을 앞두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중국이 고비용에도 북극항로 개척을 본격화한 것은 장기적인 '지정학 승리'를 노린 시도라고 분석했다. 운항할 수 있는 기간이 하절기 두 달여에 불과해 경제성은 적고 리스크는 높지만, 장기적으로 지정학적인 포석이라는 것이다.
수익성이 거의 없는 북극항로 정기선 운영은 경제적 손해를 보더라도 지정학적 포석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 중국계 해운사 시레전드(Sea Legend)의 컨테이너선 두바이 타워호가 처음으로 북극해를 가로질러 중국에서 영국까지 가는 3주간의 여정이 9일 마무리된다. 두바이 타워호의 도착을 앞두고 북극 전문가들은 중국이 기존 노선인 수에즈 운하나 희망봉 대신 북극항로 중 하나인 북동항로(NSR)라는 지름길을 이용하기 시작한 의도에 주목했다.
시레전드 측은 운항 거리가 최소 수천 마일 짧아지면서 소요 시간을 2주가량 단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후변화로 극지의 얼음이 녹아 접근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점도 물류의 관점에서 장점이다. 북극항로가 중동 분쟁지역을 피해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장점들을 상쇄하는 더 큰 리스크를 중국이 감수하고 있다고 NYT 등은 지적했다.
중국이 북극항로 정기 운항에 뛰어든 것은 경제성보다는 지정학적인 계산에 무게를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운항 가능 기간이 8~9월 두 달이며, 7월과 10월에는 겨우 며칠 정도만 가능하다. 화물선이 운항하는 동안 쇄빙선의 호위도 필요할 수 있다. 특수 설계된 선박이 필요하고, 위험성이 커 보험료도 비싸다.
더군다나 정기 운항선 운영은 어렵고 위험하며 비용이 많이 들 것이란 지적이 많다. 글로벌 공급망 전문가인 미국 버지니아대 비디아 마니 부교수는 중국의 북극항로 운항에 대해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덱스터 로버츠 선임연구원은 "북극권 국가가 아닌 국가 중에 실제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중국뿐"이라며 "중국은 초반에 상업성이 없어 보이는 듯한 일을 추진하는 데 전문가"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이러한 행보들이 "나중에 가면 지정학적인 승리가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극을 통한 무역이 늘어나면 직접적인 혜택을 얻는 국가로는 러시아가 꼽힌다.
러시아가 이미 북동항로를 이용해 중국과의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두바이 타워호의 운항 또한 양국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북동항로를 통과한 컨테이너선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총 13척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해 수에즈운하를 이용한 컨테이너선은 1800척이 넘었다.
북동항로의 대부분이 러시아 북부 해안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 항로를 통과하는 해운사들은 러시아 정부에 통항 관련 비용을 내야 하는데 서방 기업들은 이를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해빙 관측 분야에서 처음 실시한 현장 공동 관측을 통해 이 분야에서의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러시아 북극·남극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이 중국의 제16차 북극해 과학 탐사를 위한 연구용 쇄빙선 '쉐룽2호'를 타고 공동 해빙 관측을 실시했다고 지난 5일 전했다.
이번 협력은 2024년 8월 북극항로 개발을 위한 양국 공동성명의 후속 조치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 속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와 '근(近) 북극 국가'를 자처하는 중국의 북극권에 대한 영향력을 견제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 야심을 정당화할 논리로 중국과 러시아의 북극해 위협을 거론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