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상경영 속 포스코 노조 파업, 누가 공감하겠나
영업이익 급감에 투자 비용도 막대
회사 사정 아랑곳없이 이득 챙기기
포스코 노조가 9일 오전부터 48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1968년 창사 이후 58년 만의 첫 파업이다. 당장 참여인원은 전체 노조원의 1% 안팎이고, 핵심 생산공정도 유지돼 생산차질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노조는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16일부터 파업 대상을 확대해 120시간 2차 파업에 들어가고 10월엔 전면파업까지 강행하겠다며 압박했다. 회사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이 와중에 사상 첫 파업이 현실화된 사실 자체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금 포스코가 처한 경영여건은 엄중하다. 영업이익은 2021년 6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000억원으로 급감했고, 올 상반기에도 4800억원에 그쳤다. 탈탄소 흐름에 맞춰 수소환원제철 등 미래 생산체제로 전환하려면 막대한 투자비도 필요하다. 경영진은 사장 20%, 본부장 15% 등 임금을 반납하며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회사의 생존과 미래 경쟁력을 노조도 함께 걱정해야 한다.
그런데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우리사주 50주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모두 수용하면 약 1조4000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임금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다. 하지만 회사 형편과 무관하게 자기 몫만 늘리겠다는 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번 사태는 포스코 노조만의 문제로 볼 수도 없다. 최근 국내 대표 대기업 노조들은 과도한 임금투쟁으로 사회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현대차는 올해 60시간 파업 끝에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급 400% 등에 합의했다. 삼성전자 역시 임금 6.2% 인상과 함께 사업성과 일부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 이미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대기업 정규직들이 해마다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더구나 호황 기업의 성과배분을 둘러싼 갈등과 다른 차원이다. 영업이익이 몇 년 새 급감해 비상경영에 돌입한 기업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에 육박하는 요구안을 내걸며 파업 수위를 높이는 것이 정당한가. 지금 포스코 노조가 맞서 싸워야 할 상대는 회사가 아니다. 중국 철강의 저가 공세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 탈탄소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눈앞에 놓여 있다. 노조는 회사 형편을 외면한 요구와 파업계획을 접어야 한다. 사측도 진전된 협상안으로 타결을 모색해야 한다.
포스코뿐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등 대기업 노조들은 자신들의 높은 협상력이 노동시장 전체의 격차를 키우는 결과를 낳는 게 아닌지 겸허히 돌아봐야 한다. 재협상 중인 SK하이닉스 노조가 특히 새겨볼 대목이다. 노조가 눈앞의 기득권만 챙기다가 기업 경쟁력과 협력업체, 미래 일자리까지 잃는다면 그야말로 공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