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기고

[기고] 라면업계 오랜 숙원 풀고 수출길 열다

파이낸셜뉴스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

지난 8월 20일 중국 다롄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중국 해관총서 간 체결된 식품안전 분야 협력은 현장 식품기업들의 숙원을 해결하고 대중국 수출길을 대폭 넓힌 매우 뜻깊은 결실이다. 한국 식품산업계를 대표해 정부의 적극적인 비관세장벽 해소 노력과 과감한 규제 외교 성과에 깊은 환영과 감사의 뜻을 표한다. 중국은 K푸드의 가장 중요한 핵심 수출시장이다. 그러나 가축전염병 관련 규제로 인해 육류 성분이 포함된 식품을 엄격히 제한해 온 중국의 수입통관 장벽은 그동안 우리 라면 업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자 묵은 과제였다.

라면 국물 맛을 내는 사골이나 소고기 추출물 등 실제 제품 내 고기 성분 함유량은 대부분 3% 이하의 미량에 불과한데도 중국 당국의 일률적인 규제에 막혀 국내 기업들은 중국 전용 레시피를 따로 개발하거나 별도의 제조공정을 거쳐야만 했다.

국내 판매용과 수출용을 따로 제조해야 했던 이원화 부담과 '한국 라면 본연의 맛'을 그대로 선보이지 못했던 현장의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식약처가 현장의 핵심인 '3% 이하 미량 육류 함량'의 특성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중국 해관총서와의 끈질긴 규제 외교를 펼쳐 열처리기준 등 위생요건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식품 수출 현장이 가장 열망하던 규제 외교의 결정판이다.

단순한 제도 완화를 넘어 업계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는 식약처의 전문성과 뛰어난 규제 외교력이 만들어 낸 독보적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성분 변경이나 별도 제조라는 중복 부담을 덜고, 국내 소비자가 즐기는 원형 그대로의 K라면을 중국 시장에 보낼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을 세계 최대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생산 효율성과 원가 절감은 물론 K라면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이번 성과는 라면 한 품목의 수출길을 연 것을 넘어, 앞으로 육류 성분이 포함된 다양한 가정간편식(HMR)과 가공식품 전반으로 대중국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귀중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의가 있다. 이에 더해 식약처 정부 간 일괄 명단등록 체계가 도입되면서, 수개월씩 소요되던 수출기업 등록 기간이 단 10일 수준으로 단축됐다. 신선도와 유통 속도가 핵심인 식품산업에서 등록 지연 손실을 줄이고 시장진입 속도를 파격적으로 올린 것 역시 현장에 엄청난 힘이 되고 있다. 아울러 수산물 위생증명서의 전자화(E-cert) 도입까지 함께 이루어져 행정 절차가 대폭 간소화되고 통관 부대비용 부담도 크게 줄게 됐다.

우리 식품 관리체계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업계의 가장 큰 바람이었던 비관세 장벽을 깨부수고 수출 기반을 다져준 식약처의 노력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다만, 이번 협력문서 체결이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 정부 간 합의에 이어 세부적인 실무 절차가 하루빨리 확정되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우리 식품기업들의 K푸드 대중국 수출 실적으로 신속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한국식품산업협회 역시 우리 식품기업들이 확대된 수출길을 발판 삼아 대중국 수출 성과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의 입지를 더욱 넓혀 갈 수 있도록 현장 밀착지원과 안내에 다각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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