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는 사도 노하우는 못 사… AI에 제조역량 녹여야" [AI월드 2026]
지능이 풍부해지는 시대 윤송이 PVP 매니징 파트너
AI 보편화로 단순 도입 의미없어
돈으로 못 사는 경험·데이터 중요
현장 설비 데이터 표준화가 관건
"지능이 풍부해지는 시대일수록 한국이 가진 희소한 자산을 지능과 연결해야 한다. 제조 역량과 산업 데이터처럼 다른 나라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산이 한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윤송이 프린시플벤처파트너스(PVP) 매니징 파트너(사진)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개최한 'AI월드 2026'에서 'AI 시프트: 지능이 풍부해지는 시대'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AI가 누구나 저렴하게 활용하는 범용 기술로 자리 잡을수록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자산을 AI와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윤 파트너는 AI 시대 산업의 핵심 변화로 '지능 가격 하락'을 꼽았다. 윤 파트너는 "2023년 3월 GPT-4 출시 당시 입력 토큰 100만개 가격은 약 30달러였지만 현재는 비슷한 작업을 100분의 1 이하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비용이 너무 비싸 포기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전기나 컴퓨팅처럼 범용화될수록 AI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되기 어렵다고 봤다. 윤 파트너는 "지금 사용하는 모델의 가격이 90% 떨어지고 경쟁자도 같은 수준의 지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을 때 무엇이 남는지 자문해야 한다"며 "한국은 반도체·메모리부터 배터리·자동차·조선·공장 자동화·통신까지 수십년간 실제 산업에서 축적한 운영 지식을 AI와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파트너는 AI 시프트의 흐름을 △언어·이미지·코드 등을 다루는 '능력' △지능 비용이 낮아지는 '경제성' △기업·개발자·국가로 퍼지는 '확산' △기업 조직과 노동·자본, 국가 경쟁력과 규제 체계까지 바뀌는 '제도적 전환' 등 4단계로 구분했다. 앞선 세 단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앞서갔지만 제도적 전환은 아직 정답이 없는 만큼 한국에도 기회가 있다고 진단했다. 윤 파트너는 "한국의 제조 로봇 보급 밀도는 노동자 1만명당 약 1220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학습 가능한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는 아직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산업 데이터 상당수가 설비 제어에 한 번 활용된 뒤 사라지고 있다"며 "산업 현장 데이터를 기록하고 표준화하고 연결한다면 높은 제조 밀도가 누적되는 경쟁 우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초거대 모델과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경쟁에만 매달리기보다 다른 나라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한국만의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파트너는 "GPU는 돈을 주면 살 수 있지만 20년 동안 운영된 조선소와 반도체 공장에 쌓인 운영 경험과 데이터는 하루아침에 살 수 없다"며 "전략은 필요한 것을 모두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자본과 인재를 어디에 집중할지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지능이 보편화되는 시대에는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에 집중할지를 결정하는 '판단력'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윤 파트너는 "지능이 저렴해질수록 판단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며 "자신의 희소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AI와 연결하는 기업과 경제가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이구순 팀장 연지안 장민권 윤홍집 최혜림 박지연 주원규 임수빈 정원일 최가영 박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