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두들겨 맞은 듯 멍하다"...'부산 돌려차기' 판사의 "언론플레이" 직격에 무너진 피해자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연합뉴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보복 협박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재판장이 피해자의 공론화 활동을 두고 "언론플레이가 있지 않았느냐"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는 "두들겨 맞은 듯 멍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재판장, 항소심 공판서 "피해자 역시 상당히 언론플레이" 발언

부산고법 형사2부(박운삼 부장판사)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 이모 씨의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지난 7월 변론을 종결하고 8월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이 씨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심리를 재개하고 이 씨와 함께 수감 생활을 했던 유튜버 A 씨에 대한 영상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의 핵심 쟁점은 이 씨가 구치소 내에서 내뱉은 보복성 발언이 제3자를 통해 피해자에게 도달할 것을 예견했는지, 즉 피해자를 위협하려는 고의나 미필적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증인으로 나선 A 씨는 "이 씨가 수감 중 '출소하면 피해자 주소로 찾아가 죽여버리겠다'는 보복성 발언을 수시로 했다"며 "피해자가 겁을 먹고 언론 인터뷰 등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씨가 보복 의사를 피해자에게 전달해 달라고 직접 부탁했는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설전은 증인신문 도중 벌어졌다. 재판장이 "피고인은 피고인대로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인데, 그러한 주장에 피해자가 겁먹을 내용은 아니지 않느냐"는 취지로 묻자, 피해자 측 변호인은 "가해자가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피해자가 상처받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은 부적절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재판장은 발언 취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역시 재판 과정에서 상당히 언론플레이가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피해자 측이 피해자의 정당한 제보와 호소를 '언론플레이'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재차 항의하자, 재판장은 "이 사건이 왠지 정치화되는 느낌이 든다. 재판부는 오로지 사실관계를 확인해 법률을 적용할 뿐"이라며 공방을 정리했다.

피해자 "참담...보복 협박 무서워하지 않을거라니"

재판 직후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김 씨는 "법정에 다녀온 뒤 두들겨 맞은 것처럼 머리가 멍하고 어지럽다"며 "판사는 내가 보복 협박을 무서워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재판장까지 언론플레이라고 하니 내가 다 잘못한 것 같다"며 "이러면 앞으로 어느 누가 피해자를 위해 제보하고 신고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가해자 이 씨는 피해자를 보복 협박한 혐의로 올해 2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7일 오후 3시 한 차례 더 공판을 열어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들은 뒤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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