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오늘부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유행 시기 예년보다 빨라
[파이낸셜뉴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발생이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보임에 따라 11일 0시부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유행주의보는 인플루엔자 의사환자(ILI) 분율이 해당 절기 유행기준을 초과하고 바이러스 검출률이 5% 이상인 경우 전문가 자문을 거쳐 발령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일 의료계 전문가 및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제9차 회의'를 열고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ILI) 표본감시 결과, 2026년 36주차(8.30~9.5)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이번 절기 유행기준(12.9명)을 초과했다. 전년 동기간(6.6명) 대비 크게 높은 수준으로, 33주 7.5명→34주 9.2명→35주 13.3명→36주 25.3명으로 4주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연령별로는 7~12세(75.1명), 1~6세(49.8명), 13~18세(31.3명) 순으로 학령기 및 유·소아 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고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36주차 병원급 표본의료기관의 입원환자 수는 300명으로 전주(166명) 대비 약 2배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간(23명)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입원환자 중 65세 이상이 60.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33주 5.4%에서 36주 16.3%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로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A형(H1N1)pdm09로, 이번 절기 백신주와 유사하고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 기간에는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의사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오셀타미비르 경구제, 자나미비르 외용제)를 처방받는 경우 검사 없이도 요양급여가 인정된다.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의 이른 유행은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35주차 의료기관당 환자 신고 건수가 1.76명으로 유행 시즌에 진입했으며, 중국 남부지방도 35주차 기준 인플루엔자 양성률이 17.7%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19의 경우 36주차 병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입원환자 수는 193명으로 전년 동기간(433명) 대비 낮은 수준이나 8월 이후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의 65.3%를 차지했다. 36주차 바이러스 검출률은 16.3%로 전주(11.7%) 대비 상승했고, 변이 바이러스는 올해 1월 처음 검출된 BA.3.2가 7월까지 우세종이었으나 8월에는 PQ.16.1.1이 53.9%로 가장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9월 21일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나, 유행 상황과 백신 공급 일정 등을 고려해 면역저하자를 포함한 고위험군 등 집중 보호 대상자 중심으로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절기부터 의원급 표본감시기관을 지난해 300개(인구 10만 명당 0.6개소)에서 800개(인구 10만 명당 1.6개소)로 확대해 유행을 더욱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표본감시기관 지정 시군구 비율도 56.3%에서 91.3%로 늘려 시·도 단위 지역별 유행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령층이 생활하는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의 경우 연령별 접종 일정과 관계없이 지역사회 유행 상황에 따라 백신 공급 시점부터 접종을 허용할 예정이며, 식약처와 복지부는 해열진통제 등 의약품 수급상황과 코로나19 치료제 유통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교육부도 각 가정과 학생에게 호흡기감염병 예방 조치사항 안내를 지속하고 시·도 교육청 협의회 등을 통해 학교 감염병 대응체계를 점검할 예정이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학령기 연령층에서 인플루엔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 교육·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절기 유행이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된 만큼 예방접종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이 빠르게 시작되고 있어 인플루엔자에 취약한 고위험군들은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며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면역저하자 등은 발열이나 호흡기증상 발생 시 조기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행주의보 발령 시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 치료를 위해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 등 고위험군은 의사 판단에 따라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검사 없이도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 전했다.
임 청장은 "국민들께서는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씻기, 기침예절 실천, 사람이 많은 곳 방문 시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하며 "9월 21일부터 대상자별로 순차적으로 예방접종이 시작되는 만큼 65세 이상 어르신, 임산부, 어린이 등은 접종 일정에 맞춰 접종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행 시작 시부터 국민들과 관계부처가 함께 대비하고 필요한 대응 조치를 추진해 간다면 이번 동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질병관리청은 이번 절기에도 호흡기감염병 발생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적시에 알리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