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예산 설문 52.6% "내년 재정 악화"… 환경·복지·안전 우선
도민 1317명 참여… 환경 16.3% 최우선
세출 효율화 52.9%로 재원확보 1순위
긴축 땐 축제성 36.2%·보조금 27.6%
민선9기 첫 본예산… 정책반영 여부 관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민에게 한정된 도 재원을 어디에 먼저 쓸지를 묻자 환경과 사회복지·보건, 안전을 선택했고, 긴축재정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행사·축제성 경비와 민간보조금을 우선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2027년은 민선9기 제주도정의 첫 본예산 편성이라는 점에서 도민이 요구한 생활밀착 분야와 재정 구조조정 요구가 실제 예산안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심사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가 실시한 '2027년도 예산편성에 바란다' 설문에 1317명이 참여했다. 조사는 지난 7월5일부터 8월4일까지 4주간 QR코드와 제주도 누리집을 활용한 온라인 방식과 도·행정시, 읍면동 민원실 현장 설문을 병행했다.
우선 투자 분야에서는 환경이 16.3%로 가장 높았다. 사회복지·보건 12.8%, 안전 12.4%가 뒤를 이었다. 상위 3개 분야는 지난해와 같다.
교육은 11.7%, 산업·기업·에너지 11.5%, 교통·물류 11.4%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농림·해양수산 7.0%, 문화·체육·관광 6.7%, 일반행정 5.8%, 국토·지역개발 4.4% 순이었다.
분야별 세부 요구를 보면 도민이 체감하는 예산 수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환경 분야에서는 녹지공간 확충과 생태계 보전이 26.8%로 가장 높았고 기후변화 대응·탄소중립 사업이 24.9%로 뒤를 이었다.
안전에서는 재해 취약지구 정비가 39.1%로 최우선이었다. 재난·안전통합시스템 기반 구축도 30.1%를 기록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출산·아동보육 지원이 38.2%로 가장 높았고 생애주기별 통합돌봄 체계 구축이 22.8%였다. 보건 분야에서는 공공의료시설과 응급의료체계 강화가 46.4%로 절반에 가까웠다. 산업·기업·에너지 분야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취·창업 지원이 40.6%로 가장 높았다. 재생에너지산업 육성은 22.6%였다.
교통·물류 분야에서는 주차환경 개선과 공영주차장 확충이 35.1%, 대중교통 이용환경 개선이 26.3%로 조사됐다. 국토·지역개발에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31.2%로 1순위에 올랐다. 관광 분야에서는 로컬콘텐츠와 신규 관광상품 발굴이 42.3%로 가장 높았고 관광객 수용 인프라와 서비스 고도화가 28.0%였다.
예산을 더 투입해 달라는 요구와 함께 재정 상황에 대한 불안도 컸다. 내년도 제주도 재정 상황이 올해보다 '약간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36.0%, '매우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6%였다. 두 응답을 합하면 52.6%다. '올해와 유사할 것'이라는 답변은 32.3%였다.
재정 여력을 어떻게 확보할지를 묻자 응답자의 52.9%가 세출 효율화를 선택했다. 기존 지출구조를 손질해 가용 재원을 확보하는 방향에 가장 많은 응답이 몰린 셈이다. 지방세 체납액 징수를 통한 세수 확충은 30.3%로 두 번째였다.
긴축재정이 불가피할 때 어디부터 줄여야 하는지도 물었다. 행사·축제성 경비 감축이 36.2%로 가장 높았다. 민간보조금 절감이 27.6%로 뒤를 이었다. 신규사업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기존 사업과 보조금, 행사성 지출부터 우선순위를 다시 따져야 한다는 요구다.
이번 설문은 제주도 예산편성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참여형 조사다. QR코드와 홈페이지, 민원실 등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한 방식이어서 무작위 표본을 추출한 일반 여론조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환경·복지·안전이 2년 연속 상위 투자 분야로 꼽혔다는 점과 응급의료, 재해 취약지역, 출산·보육처럼 생활과 직접 맞닿은 세부사업에 높은 선호가 나타난 점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2027년도 예산은 민선9기 제주도정이 정책 방향을 처음 본예산으로 구체화하는 예산이다.
도민 설문에서는 지출 확대 요구만 나온 게 아니다. 절반 이상이 재정 악화를 예상했고 세출 효율화와 행사·축제성 경비, 민간보조금 조정을 주문했다. 민생과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면서 기존 지출의 우선순위를 다시 짜야 하는 과제가 동시에 제시됐다.
양제윤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2027년은 민선9기 제주도정의 첫 번째 본예산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수렴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민생경제 활력과 미래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도민 체감 예산 편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