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 안 간다' 말다툼이 흉기로…명절에 고개 드는 가정폭력
평소보다 늘어난 가정폭력 신고 명절 가족갈등이 흉기 사건으로 경찰, 피해자 보호·재발 방지 나서 "가족 간 문제 아닌 범죄로 봐야"
[파이낸셜뉴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연휴에는 가정폭력 신고도 평소보다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추석 연휴 가정폭력 신고의 하루 평균 건수가 증가한 가운데 명절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이 실제 폭력으로 번지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경찰은 가정폭력을 가족 간 사적인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피해가 발생하면 적극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는 평소보다 가정폭력 112 신고가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4년 추석 연휴인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5246건으로 하루 평균 1049건이었다. 전체 가정폭력 신고의 하루 평균인 648건보다 61.8% 많은 수준이다.
추석 연휴 가정폭력 신고는 최근에도 증가했다. 지난 2025년 기준 추석 연휴 기간 가정폭력 112 신고는 전년보다 12.7% 늘었다. 교제폭력과 아동학대 신고도 각각 21%, 1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112 신고는 4.4% 감소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로 집계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발생 규모는 통계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며 "가정폭력은 피해자가 신고를 망설이거나 가족 간 문제로 여겨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 가족 간 갈등이 폭력 사건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서울 노원구에서는 '큰집에 가지 않겠다'는 문제로 아내와 다투던 6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렀고, 이를 말리던 아들도 다쳤다. 경찰은 남성을 체포한 뒤 피해자들을 분리하고 퇴거·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했다. 동대문구에선 치매를 앓는 아내의 간병 문제로 30대 아들과 다투던 70대 남성이 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은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출동해 폭력행위를 제지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등 응급조치를 한다. 재발 우려가 있거나 긴급한 경우에는 긴급임시조치를 비롯한 보호조치를 실시할 수 있다. 신고 이후에도 피해자의 안전이 우려되는 경우 주거지 순찰 강화나 임시숙소·보호시설 연계 등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를 이어간다. 명절 기간에도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이 같은 현장 대응과 피해자 보호조치를 통해 재발 가능성에 대응한다.
아울러 피해자에 대한 모니터링도 이뤄진다. 경찰은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관계성 범죄 피해자 2만1199명을 전수 모니터링하고, 이 가운데 고위험군 4776명을 선정해 집중 관리했다. 연휴 기간에는 하루 평균 2만6798명의 경찰 인력을 치안 현장에 배치하고 범죄·사고 취약지 4294곳도 사전 점검했다. 서울 지역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가정폭력은 가족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이유로 개인적인 문제로 볼 사안이 아니"라면서 "폭력이나 위협 등 피해가 발생한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