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홍해 요충지 잇달아 장악…'원유 동맥' 막힌 사우디 사면초가
[파이낸셜뉴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를 잇달아 점령하며 파죽지세로 진격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후티 반군의 홍해 장악까지 겹치면서 핵심 원유 수송로가 모두 막힐 위기에 처한 사우디아라비아는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예멘 후티 반군은 이날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북쪽으로 160km 떨어진 하니시 제도의 두 주요 섬 '그레이터 하니시'와 '레서 하니시'를 장악하고 전투 병력을 배치했다.
이는 지난주 예멘 남부 항구도시 모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정중앙에 위치한 마윤(페림) 섬을 점령한 데 이은 추가 진격이다. 이로써 후티 반군은 해협 건너편 지부티에 위치한 미군 기지로부터 불과 32km 떨어진 지점까지 세력을 확장하며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해상 수송로 통제력을 한층 강화했다.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이 반격에 나서고 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뼈아픈 패배를 겪고 있다. 후티 반군과 사우디 본토 간의 직접적인 무력 충돌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의 300여 차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카미스 무샤이트의 킹 칼리드 공군기지 등 주요 군사시설을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대규모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축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우회 수출해왔다. 그러나 후티 반군의 홍해 장악과 친이란 이라크 민병대의 육로 송유관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면서 육·해상 원유 수송로가 전면 차단될 위기에 놓였다.
다급해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 제다에서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과 긴급 회동을 갖고 역내 정세와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확전을 우려해 후티 반군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타격 지원 요청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예멘 분쟁이 격화되면서 역내 외교적 해결 노력도 암초를 만났다.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과 이란은 이날 오만 살랄라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연기됐다. 이란 외무부 측은 "사우디가 당분간 회의를 개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혀 사우디 측이 후티의 맹공에 대한 불만으로 회의를 보이콧했음을 시사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