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에 이란 원자력청장 비엔나 IAEA 총회 참석 못해
라이트 美 에너지 장관, '에슬라미 청장은 제재대상 인물'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강한 입국 저지 압박으로 이란 원자력청장의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 연례 총회 참석이 최종 무산됐다.
1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방송은 모하메드 에슬라미 청장과 대표단이 지난 12일 오스트리아 비엔나행 정기편에 탑승했으나 미국의 방해 공작으로 도중에 발이 묶여 수도 테헤란으로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원자력청의 베루즈 카말반디 선임 고위 관리는 AFP 통신을 통해 "미국의 강압적인 정치적 압력"이라며 이번 조치가 향후 심각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AFP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에슬라미 청장의 오스트리아 입국을 막기 위해 미국 측이 직접적인 압력을 가했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라이트 장관은 "에슬라미 청장은 제재 대상 인물로, 우리는 제재를 받는 인물이 회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그가 제재 유예를 요청했으나 거부됐다"고 밝혔다.
IAEA 본부가 위치한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유엔 여행 금지 조치 대상인 에슬라미 청장에 대해 예외적 입국 허가를 요청했으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거부되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IAEA 회원국인 이란의 대표로서 지난해 총회에 참석해 연설했던 에슬라미 청장의 입국이 무산되자, 이란 정부는 테헤란 주재 오스트리아 대리대사를 소환해 항의 조치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완전히 정당성을 잃은 조치"라며 "미국의 압력 때문에 벌어진 일임이 명백하지만, 오스트리아 정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레자 나자피 주 IAEA 이란 대사는 에슬라미 청장에 대한 유엔의 제재 조치를 "일부 서방 국가들의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제재는 지난해 영국, 독일, 프랑스가 2015년 핵합의(JCPOA) 이행 위반을 이유로 '스냅백(합의 위반 시 제재 자동 복원)'을 발동함에 따라 재개된 바 있다.
서방 국가들은 수십 년간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해 왔으나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국제사회와의 외교적 마찰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