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어창에 야간 도주까지… 제주 해역 중국어선 5년간 58척 나포
올해 8월까지 252척 검문검색
하루 평균 44척 제주 해역 출현
올해 나포 4척 중 3척 허가위반
악천후 틈타 불법조업 뒤 도주
문대림 의원 "국감서 함정·항공기 점검"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해역에서 올해 하루 평균 44척의 중국어선이 출현한 가운데 2022년 이후 불법조업과 허가조건 위반 등으로 나포된 선박이 58척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이나 기상 악화를 틈타 불법조업한 뒤 해경의 정선명령에 응하지 않고 달아나는 사례도 이어져 함정·항공기·레이더를 연계한 상시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제주 해역에서 출현한 중국어선은 하루 평균 44척으로 집계됐다.
다만 제주 해역에서 포착된 중국어선 전체가 불법어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한중 어업협정과 국내 법령에 따라 허가받아 조업하는 선박도 포함된다. 단속 대상은 무허가 조업이나 허가조건 위반, 입·출역 신고 위반, 정선명령 불응 등이다.
제주 해역 중국어선은 2021년 하루 평균 57척에서 2022년 62척으로 늘었다가 2023년 54척, 2024년 44척, 지난해 42척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44척으로 다시 소폭 늘었다.
해경의 검문검색은 증가하는 흐름이다. 제주 해역 중국어선 검문검색은 2021년 195척, 2022년 193척에서 2023년 321척, 2024년 300척, 지난해 426척으로 늘었다. 올해도 8월까지 252척을 검사했다.
실제 나포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제주 해역에서 불법조업과 각종 허가조건 위반 등으로 나포된 중국어선은 모두 58척이다. 제주해양경찰서와 서귀포해양경찰서가 각각 29척씩 적발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9척, 2023년 14척, 2024년 13척, 지난해 18척이었다. 올해는 8월까지 4척이 나포됐다.
위반 유형을 보면 무허가 조업이 15척으로 가장 많았다. 입·출역 신고 위반 14척, 어창 용적도 등 허가사항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한 축소 기재 12척, 조업일지 위반 7척, 선박자동식별장치 미작동 3척, 정선명령 위반 1척, 기타 6척이다.
올해 적발된 4척 가운데 3척은 어창 축소 기재 등 허가조건 위반이었다. 이 가운데 2척에서는 비밀어창이 확인됐다.
허가받은 조업선박이더라도 어획량이나 어창 규모, 조업일지 등 허가조건을 어기면 단속 대상이 된다. 비밀어창은 실제 어획량을 숨기는 데 이용될 수 있어 조업질서 관리에서 주요 점검 대상이다.
단속을 피하는 방식도 현장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일부 무허가 중국어선은 야간이나 기상이 나쁜 때 허가수역 안쪽까지 들어와 불법조업한 뒤 경비함정이 접근하면 정선명령에 따르지 않고 한중 어업협정상 잠정조치수역 방향으로 달아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바다가 거칠거나 시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추적과 승선검색 자체의 위험도 커진다. 넓은 제주 해역을 경비함정만으로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항공기와 레이더 등 감시자산을 함께 운용해 불법조업 선박을 조기에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중국어선 문제는 제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에 출현한 중국어선은 2021년 하루 평균 60여척, 2022년 70여척에서 2023년과 2024년 각각 90여척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하루 평균 90여척이 출현했고 올해 8월까지는 70여척으로 집계됐다.
서해에서 퇴거 조치된 중국어선은 2021년 646척, 2022년 424척, 2023년 446척, 2024년 345척에서 지난해 729척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8월까지 233척이 퇴거 조치됐다.
제주 해역과 서해 NLL 인근은 조업환경과 단속 방식이 다르지만 중국어선의 장기 체류와 무허가 조업, 단속 불응에 대응할 충분한 현장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제주에서는 어민의 조업구역 보호라는 문제와 함께 우리 배타적경제수역에서 허가받은 외국어선이 정해진 조건을 제대로 지키는지 관리하는 해양주권 문제도 맞물린다.
특히 중국어선 출현 척수보다 실제 불법행위를 얼마나 빨리 식별해 현장 단속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야간·악천후에도 작동하는 감시망과 현장에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대형 경비함정, 항공기, 단속인력의 배치가 핵심이다.
문대림 의원은 "제주 해역은 우리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대한민국의 해양주권이 미치는 공간"이라며 "매일 수십 척의 중국어선이 출현하는 상황에서 야간이나 기상 악화를 틈탄 불법조업을 막으려면 상시 감시와 신속한 출동이 가능한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감사에서 제주와 서해 해역의 중국어선 출현과 불법조업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대형함정과 항공기, 레이더, 단속 인력 등 현장 자원이 충분한지 철저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