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투자 둔화된다고 급락, 속도 빠르다고 하락...'AI의 늪'에 빠진 증시

서민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미국 국채 금리·국제유가 급등과 인공지능(AI) 속도조절론의 수렁에 빠졌다. 외국인들은 5일 동안 10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627.26까지 밀렸다. 지난 9일 7000선을 돌파한 뒤 반등의 모멤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뚜렷하다. 지난 9일 이후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고 이 기간 순매도 금액만 10조278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관도 11일 이후 전일까지 3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증권가에선 금리·유가 상승 속 AI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지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브렌트유 선물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1%대 상승하며 각각 105.68달러, 10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여기에 AI 주요 기업들이 기술 개발 '속도조절론'을 내세운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하게 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블로그에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글을 게재한 데 이어, 글로벌 AI 업계 수장들이 잇따라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반도체주는 AI 속도조절 불안으로 인해 또 한 차례 검증대에 놓인 상황"이라며 "지난 7월 AI 투자 사이클 둔화가 주가 하방 압력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매도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를 AI 투자 사이클 둔화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해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논의는 AI 개발 중단이 아니라 개발 속도와 안정성 검증을 조절하자는 것"이라며 "투자 속도 조절이 아닌 개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는 윤리를 비롯한 보안 시스템 강화와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mail protected]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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