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포장재 값까지 줄줄이 뛴다… 식품가 덮친 ‘비용 폭탄’
유가 쇼크에 전방위 원가 압박
해상 운임·포장재 원료비 급등
올해 제품가 올려 추가 인상 난망
장기화 땐 하반기 실적 ‘빨간불’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경영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고물가와 고환율 여파로 하반기들어 제품 출고가를 인상했던 식품기업들이 원가 상승, 물류비 부담, 포장재 수급 불안 등 '삼중고'에 다시 휩싸이고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인도분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국제유가가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다.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원유 수송로에서 교전과 수급 불안 속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이 폐쇄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탓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02% 오른 배럴당 105.6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1.34% 오른 배럴당 10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상승은 식품기업의 생산·유통 구조 전반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장 먼저 반응하는 영역은 물류비다. 원재료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해상 운임에 유류할증료가 추가되는 것은 물론, 국내 공장에서 유통망으로 이어지는 냉장·냉동 차량 운용비와 화물 운송비 부담이 증가로 이어진다.
포장재 비용 인상도 악재다. 플라스틱 용기, 비닐 포장재, 페트(PET) 병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석유화학 시장의 수급 불안으로 급등하면서 부자재 구매 비용이 커졌다. 여기에 식품 생산 공장의 가동에 필요한 가스·전기 등 에너지 요금 상승 압박까지 더해지고 있다.
주요 식품기업들은 3~6개월 분량의 원자재 선물 계약과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충격은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한국식품산업협회 등 13개 관련 단체는 중동 사태 장기화로 "나프타 공급 불안으로 비닐·필름·페트(PET) 용기 등 주요 포장재 원료 수급이 한계에 이르렀다"며 정부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어 경영상 부담이 되고 있지만, 개별 기업차원에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포장재의 원료로 사용하는 나프타 가격의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원가 상승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식품 기업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늘어난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주요 식품사들은 이미 올해 상반기 고환율 등 원가 부담을 이유로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만두 등 27개 주요 품목을 평균 8%, 농심은 용기라면과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 오뚜기는 즉석밥·간편식 등 판매 품목 가격이 최대 29.4% 인상했다.
특히 고물가 지속에 따른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 증가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가격 인상 추진도 여의치 않은 '눈치게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뿐만 아니라 물류비와 포장재 등 모든 부대 비용이 동시에 오르고 있어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으로 버티고 있다"며 "상반기 동안 이어진 원가 압박이 하반기까지 누적되면 생산 조정이나 제품 출고가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서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