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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2시간 근로'에 막힌 메가특구, 노사정 대화로 풀길

파이낸셜뉴스

金노동,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 요청
양대 노총, 국가 미래 위해 수용해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메가특구특별법 내 노동 특례와 관련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사진=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메가특구특별법 내 노동 특례와 관련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메가특구 특별법'에 담길 주52시간제 완화 등 특례를 다룰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노사에 공식 제안했다. 글로벌 첨단기술 패권 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노사의 이견을 좁혀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의 속도를 내자는 취지다. 이해관계가 다르더라도 국가적 사활이 걸린 정책인 만큼 노사정이 지혜를 모아 조속히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5일 "특례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기업과 우려를 제기하는 노동자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노사정 대화를 제안했다. 기존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양대 노총 가운데 하나인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있어 별도의 사회적 대화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김 장관은 고소득·연구개발(R&D) 노동자 등의 주52시간 근로 상한을 없애고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을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근로자 합의 시 2년 더 연장하는 '기간제 2+2'를 시급한 논의대상으로 꼽았다.

정부가 이런 의제를 던진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코로나19 대응 이후 6년 만에, 그것도 경사노위 밖에서 별도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메가특구는 국운이 걸려 있으며,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프로젝트"라는 김 장관의 말대로 쉬운 의제는 아니지만 이해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꼭 풀어야 할 과제다.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민주노총도 적극 참여하기를 촉구한다.

3대 메가프로젝트는 분초를 다툴 만큼 시급한 국가적 과제다. 초단기 집중 R&D와 인프라 구축의 연속성이 성패를 가를 것이다. 무엇보다 현행 주52시간제의 경직된 틀을 그대로 고수할 경우 경쟁국과의 속도전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절박함을 노동계가 깨달아야 한다. 메가특구 내 근로시간 유연화가 전체 노동권의 후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첨단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핀셋 특례'로 설계하면 된다.

정부는 노사 당사자의 갈등을 막기 위해 노동 유연화와 관련한 정교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근로시간 유연화가 '공짜 야근'이나 노동력 착취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속 휴식시간을 의무화하고, 과도한 연장근로에는 충분한 보상을 하며, 적용 대상도 R&D 관련자 등으로 한정하는 등 촘촘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메가특구 특례는 속도감 있게 추진하되, 차제에 근로기준법 전반의 개편 방향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언급했듯 '투입시간'이 아닌 '결과물'로 성과를 평가받는 지식노동 환경에서 획일적인 시간규제와 위반 시 징역형 등 형벌 중심 규제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노동자 건강권과 과로사 방지라는 근로시간 단축의 취지는 유지하되 업종·직무별 특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면서도 노사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중재안을 제시해야 한다. 노사도 대립을 극복하고 국가 산업의 미래를 위한 타협안을 도출해야 한다. 경직된 주52시간제에 갇혀 글로벌 기술전쟁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자의 삶의 질과 국가 산업 경쟁력이 함께 가는 성숙한 노동시장의 이정표가 세워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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