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유가 충격에도 지갑 열었다…美 8월 소매판매 1.2%↑ '예상 상회'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8월 소매 판매가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한 달 만에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고물가와 유가 충격 속에서도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인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명분도 한층 커지게 됐다.
1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8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1.2% 증가한 7739억 달러(약 1058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0.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직전 7월 -0.5%의 부진을 씻고 반등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6.0% 증가했다.
이번 반등은 가계의 자동차 구매와 신학기를 앞둔 물품 수요가 견인했다. 소매 판매 중 비중이 큰 '상점 없는 온라인 판매'가 2.6% 급증했고, 자동차 및 부품 딜러 매출도 0.6% 늘었다. 가전제품 등 재량 소비 부문 역시 1.6% 증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대규모 할인 행사인 '아마존 프라임 데이'가 7월에서 6월로 앞당겨지며 7월 지표가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대(對)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오르면서 주유소 매출이 전월 대비 3.1%(전년 대비 21.0% 급증) 늘어난 점도 전체 지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총생산(GDP) 산출의 기초 자료가 되는 '근원 소매 판매(자동차·휘발유·건축자재·외식 제외)' 지표다. 이 수치는 1.4%나 급증해 시장 예상치(0.4%)를 압도했다. 유가 변동을 제외하더라도 미국인들의 실질적인 소비 기초 체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미국 가계는 고물가와 공급망 압박 속에서도 꾸준한 임금 상승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지갑을 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데이터에 따르면 8월 가구당 신용·체크카드 지출은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다만 소비자들이 그동안 모아둔 저축을 헐어 쓰고 더 저렴한 상품을 찾는 등 지출에 신중해지는 모습도 감지된다.
탄탄한 소비 지표는 연준의 통화 긴축 행보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여름 내내 흔들리던 고용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상황에서 소비마저 견조하게 나오자 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브래들리 손더스 북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는 미국 경제가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할 능력이 충분함을 재확인시켜 준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충분한 여지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가 호조를 보이면서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현재 연율 2.0%를 웃돌고 있다. 이는 지난 2분기 성장률(1.5%)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