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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요충지 삼킨 후티, 美와 비밀회동…"사우디 빼고 안 때린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9월 12일(현지시간)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예멘 바브엘만데브 해협 연안에 상업용 선박이 정박해 있다. 친이란 후티 반군은 전날인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수출의 핵심 항로인 이 해협 한가운데 위치한 마윤섬(페림섬)을 장악하며 사실상 홍해 통제권 확보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9월 12일(현지시간)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예멘 바브엘만데브 해협 연안에 상업용 선박이 정박해 있다. 친이란 후티 반군은 전날인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수출의 핵심 항로인 이 해협 한가운데 위치한 마윤섬(페림섬)을 장악하며 사실상 홍해 통제권 확보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홍해 연안의 전략적 요충지를 사실상 장악한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최근 미국 당국자들과 비밀회동을 갖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미국과 이스라엘 등 일반 상선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정통한 소식통들은 후티 대표단이 지난 주말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있는 미국대사관에서 미 정부 당국자들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번 회동은 중동 내 오랜 중재자 역할을 해온 오만 정부의 주선으로 성사됐다.

■ "사우디만 타격"…홍해 장악 후 美에 안전 약속

회담에는 주오만 미국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무스카트에 체류 중인 미국의 제재 대상자 모하메드 압둘살람 등 후티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후티 측은 회담에서 "미국 선박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지난해 5월 미국과 체결한 휴전 협정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후티는 사우디 소유 선박을 제외하면 이스라엘 국적 선박이나 일반 상업용 선박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밀 회동은 후티가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을 밀어내고 홍해 연안의 핵심 거점을 장악한 직후 이뤄졌다. 후티는 최근 역사적 항구도시 모카와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 남부 하니시 제도까지 수중에 넣으며 홍해 해안선 통제권을 급격히 확대했다.

■ 다급해진 사우디…트럼프는 '군사 개입' 선 긋기

미국·이란 간 긴장을 틈타 홍해 출입구를 틀어쥔 후티가 사우디를 향한 해상 봉쇄와 무력 충돌 수위를 높이자 사우디는 비상이 걸렸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후티 격퇴를 위한 군사 지원을 긴급 요청했으나 미국 측은 직접 개입에 선을 그으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후티를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하면서도 홍해 물류 보호를 위해 물밑 대화를 지속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후티가 전화를 걸어와 미국과 싸우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그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나라는 딱 하나(사우디)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후티와의 직접 접촉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오만 회동에 대한 직접적인 확인을 피한 채 "홍해 내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고 중동의 테러 확산을 막는 것이 미국의 핵심 국익"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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