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생산현장 '외국인'…없으면 공장도 농사도 멈춘다
[경기북부를 움직이는 사람들 中]
道 외국인 노동자 20만명 시대
저출산·고령화에 외국 인력 의존 심화
【파이낸셜뉴스 경기=김경수 기자】 경기북부 산업 현장의 인력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여파로 심각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가 그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며 지역 경제의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17일 행정안전부 경기도 외국인 현황(2024년 11월 기준)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 노동자는 17만7122명이다. 전국 외국인 노동자(50만2634명)의 35.2%를 차지한다.
도의 외국인 주민 규모도 장기적으로도 증가세다. 법무부의 외국인 현황(2026년 6월 30일 기준)을 보면, 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73만4495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65만5062명에서 2024년 70만6858명, 2025년 73만3241명, 2026년 74만6525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9만명 이상 증가했다. 전국 외국인 주민(216만6995명)의 33.9%가 도에 거주하는 것이다.
경기북부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포천·양주·파주시 등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 제조업체들은 생산직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거나, 어렵게 채용한 인력이 장기간 근무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인력난을 메우는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농촌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농번기마다 반복되는 일손 부족으로 농가들은 외국인 계절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다. 파종과 수확처럼 특정 시기에 많은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농업의 특성상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청년층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 등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경기북부는 수도권에 속해 있지만, 서울과 비교해 교통·주거·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 제조업과 농업 등 노동집약적인 업종의 비중이 높은 점도 지역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외국인 고용제도의 성격도 자연스럽게 달라지고 있다. 고용허가제(E-9)는 당초 내국인 노동자를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제조업과 농·축산업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는 수준을 넘어, 생산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도 산업 현장의 인력 부족을 반영해 외국 인력 공급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력정책위원회는 2026년 고용허가제(E-9)를 통한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8만명으로 확정했다.
농어촌의 일손을 채우는 외국인 계절근로자(E-8)도 빠르게 늘고 있다. E-8 비자 도입 규모는 2022년 1만8938명에서 2025년 9만6000명, 2026년 10만9000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외국인 노동자를 단순히 '한국인 일자리 대체'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언어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는 갈등을 줄이고, 산업 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지원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경석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 대표는 "경기북부의 외국 인력 증가는 외국인이 갑작스럽게 노동시장에 유입된 결과라기보다 내국인 노동력 공급과 지역 산업의 인력 수요 사이에 벌어진 간극을 메우는 과정"이라며 "청년층의 지역 이탈과 고령화가 심화하는 만큼 외국 인력에 대한 의존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오 대표는 이어 "외국 인력 규모가 커지는 만큼 임금 격차 해소와 노동환경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며 "이들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교통 등 생활 인프라 전반의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