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3년 만의 긴축 전환,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를
0.25%p 인상, 연말쯤 또 올릴 듯
국내 영향 주시하면서 체력 키워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3년여 만에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정이다. 하지만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 뒤에 나온 신호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2명이 만장일치로 인상에 찬성했고, 금리 전망을 제출한 18명 가운데 16명이 연말까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연준의 긴축 의지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뜻이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높아졌다. 연말에는 4.00~4.25%로 더 올라갈 수 있고, 내년에도 이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기준금리는 세계 자금의 흐름과 각국 통화정책을 좌우한다. 한국 경제도 고금리 장기화를 전제로 대응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날 매파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미국 경제와 고용, 내수와 투자가 견조하다면서 가장 큰 문제로 물가를 꼽았다. "물가가 너무 높고 이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됐다"고 했다. 물가가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 시점도 한 해 뒤인 2029년이다. 워시는 취임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금리가 1% 이하가 돼야 한다며 연준을 압박했다. 그럼에도 워시가 물러서지 않은 것은 물가 불안에 대한 연준의 경계심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
한국 경제에는 만만찮은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3%가 됐다. 수출과 투자가 비교적 견조한 반면 물가는 상당 기간 목표치를 웃돌 전망이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미국의 긴축이 이어지면 환율과 수입물가까지 다시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미국을 따라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능사는 아니다. 2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에다 이자 부담에 몰린 자영업자와 한계기업의 사정도 절박하다. 두 차례 금리 인상의 효과도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추가 긴축이 취약 부문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통화정책만으로 버틸 수도 없다. 재정은 물가를 자극하는 광범위한 경기 부양보다 취약계층 핀셋 지원과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도 공급 확대는 서두르되 대출을 풀어 집값을 자극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 외환시장의 급격한 쏠림도 제어해야 한다. 과도한 변동성은 그 자체로 금융시장의 위험요인이다.
고금리를 견뎌낼 경제체력을 키우는 일은 정부와 기업, 가계 모두의 과제다.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을 미루고 취약차주의 부실 위험을 방치하면 시간이 갈수록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기업은 차입구조를 다시 살피고 정부와 금융권도 옥석을 가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부채를 줄이고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고통스러운 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