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와대

李대통령 "연임 생각 전혀 없어, 전쟁 관여·개입 파병 없다"(종합)

최종근 기자, 김형구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 대통령, 90분간 대국민 기자회견
30분 늦춰 회견 시작 "언제나 국민은 옳다" 몸 낮춘 李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공소취소권 삭제 요청·검찰개혁 완수 강조
호르무즈 "전쟁 파병은 없다" 활동 강화 방안은 검토
대미투자 "양국 국익 도움되게 치열하게 협의"
부동산 공급 확대도 언급
"북미 대화 '패싱' 우려 안 해도 돼"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언제나 국민은 옳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정 운영 과정에서 국민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자성하고, 민생·개혁·통합을 향후 국정 운영의 세 축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언제나 국민은 옳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인사드린다"며 "작은 성과와 국민들께서 보내주시는 큰 성원 앞에서 두려움과 겸손함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 극복과 성장 회복이 더 시급했다, 민생 개선에도 최선을 다했다는 변명을 하기보다 회복과 성장만큼 민생 개선에 더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회견장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이 대통령은 이전 기자회견과 달리 자리에 앉지 않은 채 모두발언을 이어가며 최근의 국정 운영을 돌아보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과 인사·부동산 등 잇따른 현안을 마주한 상황에서 새로운 국정 비전을 부각하기보다는 민심을 다시 살피고 국정 운영의 자세를 가다듬겠다는 메시지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기자회견은 기존 민생·경제를 시작으로 정치·외교, 사회·기타 분야까지 순차적으로 질문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범위를 좁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인사 문제와 연임 개헌,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민감한 현안이 집중된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질문자는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직접 지명했다.

■ 李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회견은 30분 미뤄져 오전 10시30분 시작됐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회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발언을 가다듬기 위해 시작 시간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평소보다 무거운 표정으로 짙은 남색 정장과 넥타이를 매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개헌을 통한 연임 추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연임 개헌론'에 선을 명확하게 그었다.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다"며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씀 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1987년 헌법은 더는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옷으로, 여야 정치권의 합리적 토론과 국민적 합의에 따라 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헌 추진 의사는 내비쳤다. 그럼에도 "내각책임제나 이원 집정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일곱번째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일곱번째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공소취소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특검법안의 '공소취소권' 조항을 삭제해 달라는 뜻을 국회에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불필요하게 본질이 호도되는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특검의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 및 처분에 관한 조항을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조작기소 여부에 대한 진상 조사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무리하게 수사 기소를 해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저만이 아니다. 물론 가장 큰 피해가 저한테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론도, 공무원도, 정치인도, 민간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악의적 수사, 조작이 의심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제 지휘 아래 있는 수사, 소추 기관이 그 일을 하면 또 오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선 "역사적 과제인 불가역적 검찰 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 오랜 노력 끝에, 검사의 수사 배제, 공소청과 중수청 분리로 '수사 기소 분리'라는 검찰 개혁의 과제가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다"며 "검찰개혁이 국민의 인권과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공정하고 타당한 사회 질서 유지에만 매진할 수 있게 해 단 한 톨의 억울한 피해도, 작은 빈틈조차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 李 "전쟁에 개입하는 파병은 없어"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호르무즈 파병 관련 질문에는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로서는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또는 국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다만 그게 혹여라도 경계선이 불명확해서 뒤섞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마 우리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이미 청해부대가 파견돼서 해적 등을 포함한 선박 수송로 국민 안전 위협에 군이 대비하고 있다. 대응하고 있다"며 "근데 이를 좀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다는 건 또 사실이다. 그런데 이게 마치 전쟁의 개입 관여 또는 지원 하는 파병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혹시 전투 병력을 보내는 건 외국군 지휘관 하에 우리 장병들을 배속시켜서 위험에 처하게 하는 거 아니냐 라는 걱정들이 있으신 것 같은데 분명하게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전쟁 파병은 없다"며 "전쟁 불관여 불개입 원칙은 지금까지도 지켜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李 "주택공급 늘릴 분야, 금융 최대한 확대 중"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건축 허가를 포함한 택지 개발 또는 재건축, 재개발, 도시 정비 등 공급을 최대한 신속히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금융을 최대한 확대하고 있다. 그래서 공급은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전월세 입주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정책을 나름대로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와 관련한 질문에도 답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가 상승을 할지 투자를 통해 이익을 볼지 손해를 볼지는 귀신도 모르는 것"며 "부족함이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에 불안정성이 좀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공석인 정책실장 후임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심 중"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회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중심을 살짝 이동해야 되지 않냐 하는 지적이 있다. 그 점에 대해서도 고심 중이어서 적당한 인물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 李, 대미투자엔 "양국에 도움 되도록 치열하게 협의 중"
대미투자 협상 상황과 관련해서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사업을 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미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국회 보고가 보류된 것 관련, "대미투자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제가 내용을 보니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좀 있다"며 "다시 얘기를 또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관세협상 과정을 돌아보면서 "매우 어렵고 힘든 과정이 있었고, 다행히 우리가 원하는 대로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표현을 넣었다"며 "엄청 어려운 일이었고 다른 나라에 없는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구체적인 투자 협의를 시작하니 그게 또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 국익이란 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익이 훼손되지 않고 한미 양국 모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사업을 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북미관계 진전에 韓 역할 있어, 패싱 우려 안해도"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 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패싱'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만남이 성사될지는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원하고 있고 저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권하고 있고 또 북미 대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우리는 사전 조정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대화가 진전되는 초기에는 우리가 좀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지만, 북미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할 역할이 있고 북미협력을 위해서도 우리 정부의 역할이 없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남북 간 대화 재개보다 훨씬 쉽고, 또 그것이 남북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최종근 김형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