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박살 흑역사? 이젠 군필이잖아요" 권순우, 확 바뀐 멘탈로 나고야 金 조준 [나고야 AG]
'항저우 참사' 회상하며 진땀 뺀 권순우 "다시는 그런 실수 안 해" 기자회견장 웃음바다
홀로 2승 원맨쇼 韓 사상 첫 데이비스컵 8강 견인… 전역 후 맞이한 제2의 전성기
정현과 쌍끌이 활약, 11월 파이널 강호들과 격돌 예고 "누구와 붙든 자신 있다"
[파이낸셜뉴스] 한국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충남체육회)가 과거의 뼈아픈 '흑역사'를 웃음으로 털어내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향한 성숙한 출사표를 던졌다.
권순우는 9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끝난 2026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 진출전 2라운드 인도와의 경기에서 홀로 단식 2승을 챙기는 '원맨쇼'를 펼치며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데이비스컵 8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데이비스컵 8강 진출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다가오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목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권순우는 허를 찔린 듯 크게 웃으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그때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권순우가 언급한 '실수'는 3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일명 '라켓 박살' 참사다. 당시 권순우는 단식 2회전에서 세계 랭킹 600위 대의 카시디트 삼레즈(태국)에게 1-2로 충격패를 당한 뒤 분노를 참지 못하고 코트 바닥에 라켓을 여러 차례 내리쳤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서 병역 혜택을 놓친 것은 물론,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비매너 선수'라는 질타를 받아야 했던 뼈아픈 기억이다.
하지만 지난여름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권순우는 한결 성숙해진 멘탈과 기량으로 완벽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윔블던 단식 2회전 진출에 이어 데이비스컵 8강 견인까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다.
권순우는 "지난 아시안게임 때 실수가 있었는데,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성숙해졌다고 생각했다. 물론 US오픈에서는 다시 그때로 돌아가는 것처럼 느끼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다시는 항저우 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로 각오를 다졌다.
유독 데이비스컵 등 국가대항전에서 펄펄 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면서 저 혼자 경기하는 게 아니라 팀원들, 팬분들과 같이 뛴다는 생각이 든다"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응원 덕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다"고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1월 24일 열리는 이탈리아 볼로냐 파이널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 세계 최강의 강호들과 격돌한다. 권순우는 "어느 팀과 붙어도 다 재밌을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순우와 함께 8강행을 이끈 정현(김포시청) 역시 "한국 역사상 최초로 8강에 진출한 팀의 일원이어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표팀을 지휘하는 정종삼 감독은 "좋은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내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 테니스에 다시 부흥기가 오기를 기대한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국내 훈련을 마친 권순우는 대표팀 일원들과 함께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테니스 금메달 도전을 위해 결전지 일본 나고야로 출국한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