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도 스스로 꼽은 3대 위협…수사지연·고난도범죄·전자화대응
국회에 자체 'SWOT 분석' 제출…관할 중복에 수사권 다툼 우려 내년 예산 중수·공소청 1조5천억원 편성…올해 檢예산보다 3천억↑
중수청도 스스로 꼽은 3대 위협…수사지연·고난도범죄·전자화대응
국회에 자체 'SWOT 분석' 제출…관할 중복에 수사권 다툼 우려
내년 예산 중수·공소청 1조5천억원 편성…올해 檢예산보다 3천억↑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관련해 다양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중수청은 그 중에서도 수사 지연 가능성과 고난도 중대범죄, 형사절차 전자화 대응 미흡 등 세 가지를 '3대 위협'으로 스스로 꼽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성과계획서'에서 기업이 시장분석에 사용하는 'SWOT'(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틀로 분석했다.
먼저 중수청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과의 관할 경합과 절차 이원화에 따른 수사 지연 우려'를 주요 위협요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개 범죄를 수사한다. 뇌물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고위 공직자 범죄는 공수처가 우선적 수사권을 갖는다.
중수청과 공수처 모두 이들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까지 수사할 수 있어 관할이 중첩될 수 있다.
그나마 공수처 사건은 이첩 여부를 공수처장이 결정하도록 했으나 경찰에는 이런 권한도 없어 과도기 혼란이 예상된다.
중수청법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중수청에서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역시 어떤 경우가 '정당한 사유'인지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혼선을 빚을 수 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수사 초기처럼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중요 사건에서는 중수청과 경찰, 공수처가 각자 수사에 뛰어들면서 수사권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민생 사건의 경우 서로가 수사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 게임'을 벌이면서 표류할 것이고 그 사이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공소시효를 넘기는 일도 만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 간 이견을 조율하는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를 내년 2월 5일부터 시행하도록 규정해 최소 4개월여 동안은 수사권 조정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협의회의 인력 구성과 운영 방식을 정하는 대통령령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중수청은 성과 계획서에서 "사건 이송·이첩 기준의 정립이 필요하다"며 "타 수사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한 제도 정착·정보 연계 지속 협의로 수사 혼선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갈수록 지능화하고 법인·차명계좌·암호화폐 등 재산은닉 수법도 교묘해지는 중대범죄 사건의 높은 수사 난도도 중수청의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회계·금융 분석과 디지털포렌식 등 전문가가 시급하지만, 민간기업보다 처우가 낮아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신임 수사관을 교육할 전문기관도 갖추지 못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되면서 보이스피싱과 금융·증권, 마약범죄 등에서 보유한 수사 역량을 중수청이 온전히 흡수할 수 있을지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중수청은 신설 조직인 만큼 수사 선례가 축적되지 않아 초기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중수청 수사 대상에 포함된 법왜곡죄는 구성요건에 대한 판례도 아직 나오지 않아 수사 착수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
다만 중수청은 오히려 자금 추적과 가상자산 분석 등 과학수사 인프라를 최신 기술 기준에 맞춰 처음부터 설계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공소청·경찰청·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디지털포렌식 등의 위탁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중수청은 형사절차의 전자화 등 법적·기술적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시행된 형사절차전자문서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모든 형사사건을 원칙적으로 전자 문서에 기초해 처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수사·사법기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은 범죄사실 요지부터 수사 경과까지 볼 수 있어 업무에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개정 형사소송법도 수사 전 과정을 킥스에 올리도록 한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중수청의 자체 킥스 구축에 3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한동안 경찰청 킥스를 빌려 이용하도록 했다.
전산·통신·방호 등 핵심 장비도 연말에야 납품이 완료될 예정이다.
내년도 중수청 예산안은 4천724억원으로 편성된 상태다. 공소청(1조854억원)과 중수청 예산을 합치면 1조5천578억원으로 올해 검찰청 예산 1조2천363억원보다 약 3천억원 늘었다.
중수청 특수활동비(특활비)와 특정업무경비(특경비) 353억원 중 284억원(80.5%)은 '중대경제범죄수사' 몫으로 배정됐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수사·정보활동에, 특경비는 일반 수사·조사에 드는 경비다.
경제범죄 엄단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에 발맞춰 주가조작과 담합 등 검찰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는 수사들을 이어받아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도 "부패·경제범죄는 중수청 수사 대상 중 사건 수와 사회적 파급효과가 가장 큰 분야로 수사의 충실성과 신속성이 신설기관 신뢰의 핵심 척도"라며 "대형 부패사건 전담 수사팀 상시 운영과 회계·자금 추적 전문인력 보강을 통해 입증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