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자금 받아도… 10곳 중 1곳 성장 단계서 주저앉았다
대출 회수 어려워 1899억 손실
모두의 창업 등 지원 확대에도
후속투자·M&A 지원체계 부족
IPO 외 회수 통로 다양화 필요
정부의 청년창업자금을 지원받은 기업 10곳 중 1곳꼴로 채무조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모두의 창업' 등으로 창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창업 이후 매출과 투자유치로 이어지는 성장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이 살아남아 성장하고 투자금 회수와 재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성장경로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청년전용창업자금을 지원받은 창업기업(2만2914곳)을 조사한 결과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채무조정을 받은 기업이 2157곳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1곳은 대출조차 갚지 못할 만큼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손실로 처리된 상각금액은 1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창업 지원이 초기 사업화뿐만 아니라 매출, 고용, 투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스케일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정부가 창업 지원을 확대하며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창업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살아남아 성장하고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그간 국내 창업 지원은 초기 사업화 자금과 보육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돼왔다. 제품·서비스 검증을 마친 기업이 대형 후속 투자를 받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거나 전략적 M&A 추진 등 본격 성장에 진입하는 단계에서는 지원체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잠재력이 보이는 창업 기업들에는 후속지원 등 연계 지원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며 "창업은 한 번 지원해준다고 끝이 아니기 때문에 중소기업 지원사업과의 연계 등 후속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자금뿐만 아니라 민간투자와의 연결을 위해 벤처투자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투자금 회수가 용이하도록 기업공개(IPO) 외의 다양한 회수통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기업 인수 등 회수경로가 다양한 미국과 달리 국내는 IPO 의존도가 높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및 업계 집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VC)의 투자금 회수 수단 중 IPO 비중은 80%를 웃돈다. 미주·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M&A와 세컨더리 매매가 전체 회수의 70~80% 이상을 차지하는 것과 상반된다. 회수시장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으면 기존 투자금이 재투자로 이어지기 어려워 벤처 생태계의 자금순환이 막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나 M&A 등 엑시트 방안이 다양화돼야 한다는 의견은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IPO는 코스닥시장이 성장하지 못하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원이 의원은 "창업 초기에는 정책자금을 통해 자리를 잡더라도 성장 단계에서 투자처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청년기업의 창업 초기 단계부터 투자, 성장, 회수(Exit)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체계적이고 일관된 정책 지원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