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행 '지역 금고 지키기', 쉽지 않네
자금력 앞세운 시중銀 도전 잇따라
지자체 주거래은행 지위 위협
지역銀 '비금전적 기여도' 상당
일각 "지역 상생 관점 고려해야"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사업에 잇따라 도전하면서 지역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공공자금과 연계 영업 기반을 지켜야 하지만 대형 은행과의 경쟁으로 예금금리와 협력사업비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인천, 경상북도의 차기 금고 운영 은행이 선정된 가운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세종특별자치시가 금고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연간 재정 규모가 25조원에 달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통합특별시는 지난 17일 금고 지정 신청을 공고했으며, 오는 21일 설명회를 거쳐 다음달 6~7일 제안서를 받는다. 선정된 은행은 내년부터 2030년 말까지 금고를 운영한다. 농협은행과 광주은행의 재대결이 예상되지만 주요 시중은행들도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예산이 2조3000억원인 세종특별자치시는 지난 16일 금고 선정을 위한 사전설명회를 열었다. 현 금고 운영 은행인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4개 은행 관계자가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앞서 연간 15조원 규모의 도 재정을 관리하는 경북도 금고 선정에는 KB국민은행이 제안서를 내면서 경쟁한 바 있다. 경북도는 지난 17일 차기 제1금고에 농협은행, 제2금고에 iM뱅크를 지정했다. iM뱅크는 기존 금고 지위를 지켰지만 평가 점수는 국민은행보다 2.9점 높은 데 그쳤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대구시 금고 사업자 선정에도 일부 시중은행이 참여를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들이 지역 지자체 금고 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공공자금 유치뿐 아니라 공무원 급여계좌 등 연계 거래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주거래은행이라는 지위도 지역 내 영업 기반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지역은행들 입장에선 대형 시중은행의 진출로 기존 자금 조달 기반을 지켜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고를 잃으면 공공자금 유치 기반이 줄고, 지키더라도 더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하거나 협력사업비를 늘려야 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금고 유지와 수익성 확보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지역은행들은 지자체 금고 운영이 지역 중소기업 금융 지원과도 연결돼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에서 조달한 자금을 지역 기업에 공급하는 구조를 유지하려면 지자체와의 거래 기반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금고 선정에서도 금리와 협력사업비 등 금전적 조건뿐 아니라 지역 점포망, 주민 접근성, 지자체 협업 경험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은행 관계자는 "지역 거점 은행의 지자체 금고 운영이 지역 중소기업 자금 공급에 도움이 된다"며 "대형 시중은행의 지역 금고 진출에 대해 지역 상생과 경제 활성화 관점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형 은행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큰 금액을 제시할 수 있는 만큼 지역은행의 비금전적 기여와 역할을 고민해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