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전북도민 지갑·골목상권, 실제로 성장 온기 느끼도록 최선"

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성장 공식을 바꾼다' 민선9기 새출발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피지컬AI·로봇 등 새로운 성장축에 집중
전북 자산·도민 창조적 능력 성장시킨다
전북형 프랜차이즈로 소상공인 성장 도움
청년 유출·지역경제 활력 저하가 문제
외부 기업의 자본 유치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크는 자생적 생태계 완성할 것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17일 전북도청에서 파이낸셜뉴스 취재진을 만나 도정 구상에 대해 설명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17일 전북도청에서 파이낸셜뉴스 취재진을 만나 도정 구상에 대해 설명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이원택 신임 도지사 체제로 새롭게 민선9기를 시작했다. 전북은 오랫동안 인구 감소와 낮은 경제성장률이라는 고질병에 시달려왔다. 지방자치 이후 기업 유치와 투자 유치를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넓혀왔지만, 청년 유출과 지역경제 활력 저하라는 문제는 여전히 전북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기존 성장 공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외부 기업과 자본을 끌어오는 데 머물지 않고, 전북 기업과 소상공인, 문화와 역사, 인재와 자산이 스스로 크는 자생적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핵심은 '체감성장'이다. 전북에서 만들어진 부가가치가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경제에 축적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북성장 주식회사, 지역기업 성장사다리, 소상공인 디지털 고속도로, 전북형 프랜차이즈 등을 추진한다. 피지컬 AI, 로봇 산업 생태계 조성, 금융중심지 구축 등 새로운 성장축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원택 도지사는 지난 17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도정의 시작과 끝은 도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거시적인 통계 지표보다, 도민의 지갑과 골목상권이 실제로 온기를 느끼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성장 전략과 구조를 바꾸겠다고 했다. 무슨 의미인가.

▲공직과 정치 여러 현장을 거치면서 계속 고민했던 문제가 있다. 왜 전북의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가. 왜 전북 경제는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는가. 그리고 지금까지 해온 방식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전북은 민선 지방자치 이후 지난 30년 동안 기업 유치와 투자 유치를 중요한 성장 전략으로 추진해 왔다. 분명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성장의 성과가 지역 안에 충분히 축적·순환되지 못해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 새로운 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전북이 보유한 자산과 도민의 창조적 능력을 성장시키는 것이 새로운 도정의 방향이다. 물론 기업 유치와 투자 유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줄곧 강조한 체감성장을 뜻하는 거 같다. 기존 전략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체감성장은 성장 성과가 도민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 나아가 전북이 스스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낳을 수 있는 자생적 혁신 생태계를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전북 기업이 성장한다고 생각해 보자. 본사가 지역에 있으면 지역에서 사람을 채용하고 지역의 기업들과 거래한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만들어진 부가가치와 세금도 지역에 남을 가능성이 커진다. 그것이 다시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면 지역경제의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소상공인·자영업자도 중요한 축으로 꼽았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소상공인이 많다. 그럼에도 판로 확장과 같은 성장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해 지역 시장 안에 머무르는 경우가 있다. 이제는 작은 가게도 전국 시장과 세계 시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전주의 작은 음식점에서 시작한 브랜드가 전국적인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다. 전북의 농특산품과 가공식품도 온라인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해외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판로를 확대하고 온라인 유통과 전국 유통망 진출을 지원하는 '디지털 고속도로'를 만들겠다. 경쟁력을 갖춘 지역의 음식과 서비스는 '전북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

―문화예술과 교육, 관광에 대한 구상도 궁금하다.

▲성장 개념을 제조업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관광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 문화예술과 관광도 산업이 될 수 있고 교육과 의료, 복지 역시 사람과 일자리를 불러오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전북에는 한식과 한옥, 한복, 한지, 판소리 등 풍부한 전통문화 자산이 있다. 이런 한스타일 자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콘텐츠와 관광, 기업으로 연결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과 같은 역사적 자산은 전북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역사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교육 경쟁력도 중요하다. 전북의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가 특정 분야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다면 많은 타지역 학생들이 전북을 찾을 것이다. 교육 때문에 찾아온 사람이 지역과 관계를 맺고 정착하는 구조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을 새롭게 해석해 경제적·사회적 가치로 연결하는 것, 민선 9기 전북 도정의 중요한 역할이다.

―미래산업에서는 피지컬 AI와 로봇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미래 산업은 결국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피지컬 AI와 로봇은 앞으로 세계의 산업 구조를 크게 바꿀 분야다. 중요한 것은 산업이 충분히 성숙한 뒤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질서가 만들어지는 초기부터 전북이 참여하는 것이다. 기업 하나를 유치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연구개발과 실증, 인증, 생산, 투자, 인력 양성이 한 지역에서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전북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로봇 산업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이를 앵커로 삼아 관련 기업들이 모이고, 새로운 기술을 실증하고,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로봇 파운드리와 같은 새로운 생산 체계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지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치며 전북의 고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자신을 친청계로 분류하는 여론에 대해) 김민석 당대표와 친하다. 다들 모르시는 거 같다. 외에도 국회의원을 하면서 지금 정부에 가까운 인사들이 많다. 정치적인 상황을 걱정하시는데 안 그래도 된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전북의 미래를 비관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인구는 줄고 있고, 지방소멸이라는 위기는 현실이다. 기존의 방식만 반복해서는 이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래서 바꿔야 한다. 전북에는 성장할 힘이 없어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다. 그 힘을 제대로 발견하고 키우는 전략이 부족했을 수 있다. 도정의 인적·물적 자원을 전북의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 기업 하나를 유치하는 데만 성과를 두지 않고, 전북 안에서 수많은 기업이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작은 가게가 전국 브랜드가 되고, 지역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나가고, 문화와 역사도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도민의 오늘을 바꾸고, 전북의 내일을 바꾸는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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