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노총 '연장근무' 반대 시사, 정부 속히 결단을
민노총, 반대 위한 대화 참여 밝혀
재계 "정부가 강력한 의지 보여야"
정부가 '메가특구 특별법'에 담길 노동규제 완화를 논의하자며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가운데 그동안 유보적이던 민주노총이 참여를 결정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참여 이유로 "노동 특례 확대와 노동권 후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공언했다.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 속에서 노동 유연화가 시급한데도 정부가 신속한 추진 대신 대화를 내세우면서 사회적 대화가 시간 끌기용 명분 쌓기에 그쳐 자칫 골든타임을 허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지난 15일 제안한 '메가특구 사회적 대화'에는 재계에서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가, 노동계에서 한국노총·민주노총이 참여해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주요 의제는 고소득 관리자·연구개발자에게 주52시간 상한과 연장·야간·휴일 수당을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과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2년에서 근로자 합의 시 2년 더 늘리는 '기간제 2+2'다.
첨단산업 선점 경쟁은 이미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총력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쟁국들도 노동 유연성과 자금력을 앞세워 자국 첨단기업을 지원한다. 미국은 일정 직무·소득 요건을 갖춘 관리·전문직에 연장근로수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운영한다. 일본도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로 요건을 갖춘 고소득 전문직을 근로시간 규제에서 제외한다. 중국 역시 노동행정부처 승인을 받으면 근로시간을 주·월·분기·연 단위로 묶어 평균으로 관리하는 '종합계산공시제'를 통해 프로젝트별 탄력 운용을 허용한다.
우리 기업은 경쟁국 기업에 비해 이중·삼중으로 불리하다. 근로시간·고용 형태·인력 운용 전반에서 경직된 노동법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경영계 설명이다. 노동계는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면서도 노동 유연화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사정이 빠르게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메가특구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재계는 산업현장 혼선을 막으려면 정부가 노동특례에 더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단 대신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사회적 대화를 앞세운 것이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의 경우에도 정부 지침이 나왔지만 신설 공장 인력 전환·배치가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여지가 남아 투자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정부는 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획일적인 주52시간제의 경직성을 깨고 미국·일본·중국의 사례처럼 업종 특성과 성과를 반영한 타협안 마련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판만 깔 것이 아니라 시급성을 반영해 속도감 있게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럼에도 대화가 겉돈다면 정부가 직접 결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경쟁의 골든타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