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제색도부터 백남준까지…이건희 기증품, 영국박물관 간다
영국박물관서 10월 1일부터 넉달간
국보 10건·보물 13건 등 100건 공개
워싱턴·시카고 이은 마지막 순회전
[파이낸셜뉴스] 국보 '인왕제색도'부터 백남준의 비디오 조각 '브람스'까지 한국 미술 2000년을 아우르는 전시가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기증품을 중심으로 꾸린 국외 순회전의 마지막 무대다.
21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두 기관은 10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을 연다. 영국박물관과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국보·보물 포함 100건 공개
이번 전시는 2021년 이 회장 유족의 국가 기증을 기념해 두 기관이 공동 기획한 '어느 수집가의 초대'(2022)를 토대로 마련됐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과 올해 3월 시카고미술관에 이어 세번째이자 마지막 순회전이다.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79건 164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5건, 영국박물관 소장품 6건 등 총 100건이 나온다. 국보 10건 27점과 보물 13건 23점이 포함됐다.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도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영국박물관은 공식 전시 안내에서 이번 전시의 시간 범위를 기원전 300년경부터 현재까지로 제시했다. 출품작 대부분은 2021년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2만3000여점 가운데 선별됐다.
■고대 유물부터 조선 회화까지
영국박물관의 중앙 중정인 그레이트 코트에 면한 전시실에는 한국 역사를 관통하는 '타임 터널'이 조성된다. 관람객은 시대별 주요 유물을 따라 걷다가 각 시대의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1부 '부와 권력'은 초기 철기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의 고고 유물과 삼국시대 불교미술품을 다룬다. 미국 순회전보다 고고 유물을 강화해 '날개 모양 관꾸미개', '금동신발', '토우 장식 토기' 등을 소개한다.
2부 '지혜와 아름다움'은 고려 불화와 사경, 청자와 금속공예를 선보인다. 3부 '배움과 즐거움'에서는 조선 유학자의 학문과 삶을 조명하고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을 펼쳐 보인다.
■'일월오악도'·백남준 작품도 선봬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전통 회화 소재와 연결되는 '일월오악도'와 '까치와 호랑이'도 출품된다. '일월오악도'는 전시 포스터를 장식하고, '까치와 호랑이'는 미국 순회전에는 없던 출품작이다.
마지막 4부 '개성과 사회'는 대한제국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개인과 공동체의 변화를 한국 근현대미술로 풀어낸다. 백남순의 8폭 병풍 형식 유화 '낙원', 박수근과 장욱진의 작품, 신학철의 '한국근대사-종합', 백남준의 '브람스' 등이 전시된다.
병풍에 유화를 그린 '낙원'과 고전음악을 비디오 조각으로 옮긴 '브람스'는 서로 다른 문화와 매체의 결합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두 작품을 함께 살피면 외부의 예술을 받아들여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온 한국 미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영국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고려 나전공예품 '나전 국화 당초무늬 경전함'과 이명기의 '채제공 초상', 강익중·이수경·서도호의 현대미술품도 함께 공개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영국에서는 더 많은 국보와 보물이 포함된 옹골찬 구성으로 새로운 한국의 이야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