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올핸 태풍 피해 없네'…전문가들 "해양 혼합 약화로 고수온·빈산소 우려"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태풍이 너무 없어도 문제…해양환경의 변화로 양식업 피해 등 우려" 의견

[파이낸셜뉴스] 올해 한반도를 통과하는 태풍이 아직까지 하나도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태풍이 너무 없어도 문제라는 역설적인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21일 현안 의견자료를 내고 연구현장 전문가들의 태풍 공백에 대한 우려 섞인 의견을 밝혔다.

태풍 '사우델'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뉴스1 제공
태풍 '사우델'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뉴스1 제공

지난 2024년부터 이달 초까지 국내 해안선 200해리 이내를 통과한 태풍은 연평균 2.33개로 기록됐다. 이는 한반도 '기후평년'의 연평균 3.27개보다 28.6% 적은 수치다. 기후평년은 특정 시점의 기상 등을 비교하기 위해 정해둔 지난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의 평균 값이다.

해안에 더 가까운 100해리 이내에서는 감소폭이 더 두드러졌다. 최근 3년간 이 해역의 태풍 통과 수는 평년보다 55.2%, 체류시간 71.7% 더 낮게 나타났다. 태풍 에너지(ACE) 또한 평년보다 88.6% 낮았다.

이에 대해 KIOST 김성훈 해양기후예측센터장은 "태풍의 통과 횟수와 체류시간이 줄면 바닷물의 표층과 하층이 혼합되는 정도가 줄어든다"며 "여름철 표층 가열과 강수, 하천수 유입으로 형성된 수온·염분 성층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으면 바다 표층의 고수온, 저염수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강한 성층이 오래 유지되면 바갓속 산소가 부족해지는 빈산소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태풍 공백이 바다를 고이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또 기관 해양순환기후연구부 노수연 선임연구원은 태풍 약화에 따른 중국 양쯔강 저염수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여름철 양쯔강의 저염수는 남풍 계열 계절풍과 해류의 영향으로 동쪽·북동쪽으로 확장해 제주·남해 연안까지 도달하며 장기간 이어지면 양식생물에 저염분 피해를 낳는다"며 "태풍이 통과하면 강한 바람과 파랑으로 표층·하층이 섞이며 저염수 층이 빠르게 약화한다. 태풍에 의한 혼합 기회가 장기적으로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지면 저염분 피해 위험은 앞으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관 김경옥 해양순환기후연구부장은 해양 관측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그는 "태풍이 적게 왔다고 바다가 안정적인 것이 아니다. 태풍의 영향이 적은 상태에서 폭염·해양열파가 이어지면 상층해양에 열이 축적된다"며 "온수층이 깊거나 표층 저염수층이 혼합을 가로막으면 해수면이 잘 식지 않아 되레 태풍이 열에너지를 계속 공급받아 빠르게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태풍 없는 기간의 해양 상태가 더 큰 태풍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자들은 "앞으로는 대양의 태풍 관측과 우리나라 주변 연안의 수온, 염분, 용존산소 관측을 더 긴밀히 연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태풍 활동 감소가 고수온, 저염수, 빈산소에 미치는 영향과 축적된 해양열이 이후 태풍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파악할 수 있다"며 앞으로의 해양 관측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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