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독일 극우당 지방선거 2연승…집권 기민당은 역사적 참패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옛 동독州서 사상 첫 원외 퇴출…치명타 입은 메르츠 총리 "재앙"
베를린서도 좌파당에 제1당 내줘 시장 자리 뺏길 듯…메르츠 책임론 높아져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 주 선거 이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연설을 하고 있습니다. EPA 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 주 선거 이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연설을 하고 있습니다. EPA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독일 극우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이 옛 동독 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20일(현지시간) 2연승을 거뒀다. 중도 보수적인 집권 기독민주당(CDU)은 이날 북동부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주에서도 참패를 당했다. CDU는 사상 처음으로 해당 주의회에서 퇴출되는 수모도 겪게 됐다.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 경제적 어려움 가중 등 독일 내 극우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이 같은 CDU 등 중도성향 정당의 퇴조와 극우 보수화 강화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CDU는 지난 6일 작센 안할트주에서도 참패했다.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주는 작센 안할트 주와 마찬가지로 과거 동독의 한 주였다.

21일 '독일공영방송협회'(ARD)와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주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종 개표 결과 AfD가 38.2% 득표로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35.5%), 좌파당(6.5%), 녹색당(5.7%)을 제치고 제1당에 올랐다. AfD는 2021년 선거 때 16.7%보다 배를 넘는 득표율로 전체 71석 중 32석을 배분받게 됐다.

다만 과반에는 못 미친 데다 다른 정당들이 AfD와의 연립정부를 거부해 새 정부에는 참여하지 못할 전망이다. 29석을 확보한 SPD가 좌파당·녹색당(각각 5석)과 진보 연정을 꾸릴 전망이다.

중도 정당 퇴조와 독일 정치의 극우화 가속 전망

주목되는 점은 CDU가 5년 전 13.3%에서 거의 3분의 1 토막 난 4.9%의 득표율로, 의석 배분 최소 조건인 5%에도 못 미쳤다는 것이다. CDU는 주의회 원내 진출마저 실패하면서 역사적 참패를 기록했다. CDU가 주의회에서 의석을 1석도 받지 못한 건 16개 주를 통틀어 1945년 창당 이래 처음이다.

이 지역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숙련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 약 5만 명의 이민자 출신들이 유입돼 일해 왔다. 이들은 지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극우 반이민 정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AfD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와 반이민 정서 등에 대한 불만을 이용했다. 이들은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같은 날 치러진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도 AfD의 약진 속에 CDU는 시장 자리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개표 결과 좌파당이 득표율 25.7%로 제1당을 확정했고 CDU가 18.8%, AfD 16.3%, 녹색당이 14.3%로 뒤를 이었다. 현재 CDU의 연정 파트너인 SPD는 12.1%를 얻어 제5당으로 추락했다. "극우 정당이 수도 베를린에서도 지지를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신호"라고 CNN은 전했다. 지난 2023년에는 9.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극우 정당 수도 베를린서도 지지 확인... 주목할 신호" CNN

CDU 득표율은 2023년 선거 때보다 9.5%p 떨어진 반면, AfD는 7.2%p 뛰었다. 전체 159석 가운데 좌파당이 47석, CDU 35석, AfD는 29석을 각각 가져갈 전망이다. 좌파당 주도로 새 정부가 꾸려질 경우 CDU는 지난 선거에서 22년 만에 되찾은 시장 자리를 도로 빼앗기게 된다. 이날 선거는 메르츠 총리에 대한 '간접 신임투표'로 통했고, 이번 참패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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