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미 소르베' 4년 쓴 식당…유죄판결에도 미쉐린은 유지
미승인 개미 약 4년간 요리에 사용
대표 벌금 1500만원·법인 1000만원
미쉐린 "형사처벌 자체는 평가항목 아냐"
강남구 행정처분도 영업정지 아닌 시정명령
[파이낸셜뉴스] 식품 원료로 허용되지 않은 개미를 요리에 사용한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에빗'이 유죄 판결에도 올해 2스타 등급을 유지한다. 또 4년간 개미 요리를 제공했지만 음식점에 내려진 행정처분도 영업정지나 과징금이 아닌 '시정명령'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미쉐린 가이드 코리아는 에빗 대표와 법인에 식품위생법 위반 유죄가 선고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번 판결을 이유로 올해 2스타 등급을 변경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쉐린 가이드 코리아 관계자는 "레스토랑별 사건이나 사고 자체가 평가 항목에 들어가지는 않는다"며 "미쉐린 가이드는 오로지 요리에 포커스를 두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식품안전과 위생관리는 관계 당국의 관리 영역이며, 선정 레스토랑이 관련 법령을 준수하는 것은 기본 전제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행정처분 역시 시정명령에 그쳤다. 서울 강남구 위생과는 지난해 1월 9일 에빗에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곤충을 음식에 사용·판매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영업정지나 과징금 등 별도 처분은 없었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이세창 부장판사)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에빗 대표 김모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법인 에빗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측은 2021년 4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미국과 태국에서 건조 개미 제품을 반입해 2025년 1월까지 약 3년9개월간 일부 요리에 개미 3~5마리를 얹어 제공했다. 약 1만2000회에 걸쳐 1억2000만원 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개미는 국내에서 식품 원료로 인정되지 않아 음식에 사용할 수 없다.
재판부는 개미를 음식과 레스토랑 홍보에 활용하고 사용된 개미에서 기준을 초과한 중금속이 검출된 점 등을 들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초범인 점과 실제 제공량이 검찰 산정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해외에서 개미를 식재료로 사용하는 사례가 있는 점, 시정명령 이후 사용을 중단한 점 등을 참작했다.
김씨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도 출연한 호주 출신 오너셰프인 남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해왔다. 김씨 측은 재판에서도 호주와 덴마크, 인도 등 해외에서 개미가 식재료로 사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은 별도 절차로 운영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하나의 위반행위에 대해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고 벌칙 조항이 있으면 형사처벌도 함께 받을 수 있다"며 "식품제조·가공업과 일반음식점 등 업종에 따라 행정처분 기준도 다르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음식점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은 관할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있다. 식약처는 에빗의 개미 사용 기간과 양 등을 고려해 특별사법경찰 수사를 거쳐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에빗은 2020년 미쉐린 가이드에서 처음 1스타를 받은 뒤 2025년 2스타로 승격했다. 당시 미쉐린은 개미를 곁들인 식혜 소르베를 에빗의 대표적인 요리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서베이도 에빗을 등재하고 있다. 형사처벌이나 식품위생법 위반을 선정 기준에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평가 기준이 비공개라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미쉐린 가이드 등재 음식점 17곳에서 총 21건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적발됐다. 대부분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처분에 그쳤으며, 식약처 특사경이 검찰에 송치한 사례는 에빗이 유일했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