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갈등·소송 끝…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9년 만에 준공
하루 1만2000㎥서 2만4000㎥ 처리
사업비 499억8300만원·관로 15.1㎞
2022년 기존시설 유입률 98.9% 달해
방류수 모니터링·해양환경 관리 과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주민 반발과 법정 공방으로 장기간 멈춰 섰던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이 착공 9년 만에 마무리됐다. 하루 처리능력이 기존 1만2000㎥에서 2만4000㎥로 두 배 늘어나면서 포화상태에 근접했던 제주 동부권 하수처리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1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에서 증설사업 준공식을 열고 시설을 본격 가동했다.
사업에는 국비 233억7000만원과 도비 266억1300만원 등 모두 499억8300만원이 투입됐다.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 발생한 하수를 처리장으로 보내는 차집관로 15.1㎞도 정비했다.
동부하수처리장은 조천읍과 구좌읍 등 제주 동부권 생활하수를 처리한다. 관광객과 정착인구 증가로 하수 발생량이 늘면서 증설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증설사업은 2015년 추진에 들어가 2017년 공사가 시작됐지만 같은 해 12월부터 주민 반발 등으로 장기간 중단됐다.
쟁점은 처리시설 자체만이 아니었다. 월정리 해녀와 일부 주민들은 방류에 따른 해양환경 영향과 인근 용천동굴 등 문화유산 훼손 가능성, 사업 추진 절차 등을 문제 삼았다.
공사 재개를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다가 제주도와 월정리마을회는 2023년 6월 정상 추진에 합의했다.
제주도는 당시 방류수 24시간 모니터링과 해양 방류관 연장, 월정리 연안 생태계 조사, 삼양·화북지역 하수 이송 금지, 추가 증설을 하지 않는 방안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법정 공방은 끝나지 않았다. 제주지법은 2024년 1월 주민들이 제기한 공공하수도 설치 변경고시 무효 확인 소송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주민 측 손을 들어줬다.
광주고법 제주재판부는 같은 해 10월 1심을 뒤집고 제주도의 고시가 적법하다고 판단해 주민 측 청구를 기각했다.
공사는 다시 시작됐지만 그해 12월 대법원이 주민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또 중단됐다.
대법원은 2025년 2월 본안 소송에서 주민 측 상고를 기각했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면서 공사가 다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제주도는 올해 4월 시운전에 들어가 지난 8일 공사를 마쳤다. 최초 착공 시점을 기준으로 약 9년 만이다.
증설로 처리용량에는 여유가 생겼다. 제주도는 시운전 기간 세 차례 방류수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항목이 법정 기준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리터당 1.5㎎으로 법정 기준 10㎎ 이하를 크게 밑돌았다. 총인은 0.2㎎으로 기준 2㎎ 이하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준공으로 끝나는 문제는 아니다. 장기간 주민 갈등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방류수와 해양환경 영향이었던 만큼 실제 가동 이후 수질과 방류해역 변화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2023년 제주도와 월정리마을회가 합의한 방류수 모니터링과 연안 생태계 조사, 추가 증설 제한 등의 약속이 어떻게 이행되는지도 후속 관리의 핵심이다.
제주 전체 하수처리 인프라 확충도 진행되고 있다. 도내 하수 발생량의 약 60%를 담당하는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하루 처리능력을 13만㎥에서 22만㎥로 9만㎥ 늘리는 사업이다.
1단계 수처리시설은 지난해 12월 완공돼 가동 중이며 현재 전체 공정률은 70%다. 2단계 전처리시설과 찌꺼기·분뇨 전처리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동부지역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기반이 갖춰졌다"며 "하수처리시설과 관로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