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서 아들 맞는데 아동학대 될까 못 말려"…영화 '소원' 작가의 눈물
[파이낸셜뉴스] 영화 '소원', '터널' 등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소재원 작가가 자녀의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부모로서 겪는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21일 문화계에 따르면 소 작가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녀가 또래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해 학교폭력(학폭)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소 작가는 당시 상황에 대해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었음에도 즉각 제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친구 두 명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걸 보면서도 바로 나서지 못했다"며 "그저 놀고 있는 아이에게 훈계나 행동을 저지할 경우 아동학대 고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이 과격하게 노는 줄 알았으나 일방적인 공격임을 인지한 뒤 가해 학생들이 발뺌할 것에 대비해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하고 주변 폐쇄회로(CC)TV 위치를 확인하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고 당시의 무력감을 토로했다.
이번 사건으로 자녀들은 반깁스를 하거나 며칠간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 작가는 "과거 아이에게 '절대 사람을 때려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는데, 나의 잘못된 가르침 때문에 아이들이 다친 것 같아 심한 죄의식과 자책감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소 작가는 변호사 상담을 거쳐 진단서를 첨부해 학폭 신고를 진행했다. 확보된 영상과 CCTV 등 명확한 증거 덕분에 관할 교육청 조사관이 파견되는 등 신속한 조사가 이뤄졌으며, 가해 학생 측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 의사를 전달해 왔다.
하지만 소 작가는 처벌과 용서의 기로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 학생과 부모가 머리를 숙이자 분노가 가라앉았고 '초등학교 4학년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처벌인가,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하는 나이인가'라는 생각에 '용서'를 떠올리기도 했다"면서도 "정작 피해를 입은 아들은 가해 학생을 마주할 용기가 없고 사과도 받고 싶지 않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독이며 용서와 기회의 미덕을 가르쳐야 할지, 아니면 합당한 처벌이 반드시 따른다는 교훈을 가르쳐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며 선배 부모들의 조언을 구했다.
한편 소재원 작가는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원작 소설 '나는 텐프로였다'를 비롯해 아동 성폭력 피해 가족의 치유를 다룬 영화 '소원', 재난 영화 '터널'의 원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는 직접 극본을 집필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