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에 답이 있다] 20·30대 대장암 급증…아프기 전에 돌보는 한의학의 '치미병'이 필요할 때
[파이낸셜뉴스] 암은 흔히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인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젊은 층에서도 암 환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대장암이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30대 대장암 환자는 2019년 957명에서 2023년 1948명으로 늘어 4년 새 약 2배 증가했다.
젊은 대장암 환자가 늘어난 이유에는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비만과 운동 부족, 잦은 음주, 가공식품 중심의 식생활 등 생활습관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방증하듯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식생활 평가지수 분석에 따르면 전체 연령대 중 20대와 30대의 식생활 점수는 각각 50.3점, 52.8점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해당 지수는 평소 식사를 얼마나 건강하게 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이런 식습관은 당장 몸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야식을 한 번 먹었다고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몇 년씩 반복되면 몸에 부담이 쌓이고, 장기적으로는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질환이 생긴 뒤에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별다른 증상이 없을 때부터 건강을 관리하는 일이다. 이런 예방 중심의 접근은 한의학의 '치미병(治未病)'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치미병은 몸의 작은 변화를 살피며 질환으로 이어지기 전에 관리한다는 뜻이다. 현대적으로 보면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처럼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아울러 한의학에서는 생활습관 관리와 함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침·뜸, 한약 등 다양한 치료를 활용해 건강 관리를 한다. 최근에는 한의치료가 우리 몸의 생리적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식습관과 생활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면역과 대사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과 연관된 장내 미생물과 한의치료의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가 대표적이다.
실제 자생한방병원이 국제학술지 '미국중의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hinese Medicine)'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과 뜸 치료가 장내 미생물 구성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침·뜸 치료와 장내 미생물의 관계를 살펴본 기존 연구들을 종합해, 임상연구 3편과 전임상 연구 20편 등 총 23편의 연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침·뜸 치료군에서 일부 장내 미생물 다양성 지표가 대조군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장내 미생물 가운데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와 루미노코쿠스(Ruminococcus)의 상대적 비율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건강을 자신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다. 20~30대에 반복하는 생활습관이 앞으로 수십 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먹은 한 끼, 오늘 걸은 몇 걸음, 오늘 충분히 잔 잠이 차곡차곡 쌓여 몸에 영향을 준다. 좋지 않은 습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쌓인다. 병이 생긴 뒤에야 몸을 돌보기보다, 아프기 전부터 생활을 돌아보는 것. 젊은 암이 늘고 있는 지금, '치미병'이라는 오랜 원칙을 다시 떠올려볼 때다.
/대구자생한방병원 이제균 병원장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