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계 선수금 규제 강화에 중소업체 인력·비용부담 커져
"업권 특성 반영한 지침 필요"
상조업계가 선수금 운용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선수금을 보유한 상조회사의 자금 운용 절차를 한층 엄격하게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대형 상조사들은 이미 자체 심의기구 등을 통해 선수금을 관리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인력과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선불식 할부거래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에는 선수금이 1000억원 이상인 상조회사가 선수금운용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회사의 투자심의위원회처럼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검토하고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그동안 상조회사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분류돼 선수금 보전 의무를 적용받았지만, 자금 운용에 관한 구체적인 내부통제 기준은 미흡했다.
교원라이프는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 등을 검토한 뒤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선수금의 50% 이상은 제1금융권 예치와 지급보증 방식으로 관리한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자산운용본부를 별도로 두고 선수금 운용 관련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투자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개별 투자 건은 투자심의위원회와 이사회 심의 등을 거치며, 특수관계인 거래나 고위험자산 투자 등 주요 안건에 대해서는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등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총액을 자본금의 5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상조업은 소비자가 서비스를 제공받기 전 장기간에 걸쳐 돈을 납입하는 구조인 만큼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상조업계는 선수금 관리 강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규제 범위에 따라 사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인력과 비용 등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업체의 경우 규제 대응 부담이 커져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대형 상조사들은 인력이나 비용 등 여건이 뒷받침되지만, 중소업체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선수금 관리 강화는 필요하지만 업권의 특성을 반영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