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앞둔 가상자산 과세… "이대로면 투자자 다 해외 간다"
디지털자산 과세 개선 간담회
국힘 "과세 서두르면 청년에 부담"
업계 "세수 증대보다 시장만 위축"
과세 형평성 등 충분히 살펴봐야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100일가량 앞두고 업계와 정치권에서 '국내 투자자의 해외 거래소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과세까지 이뤄지면 국내 업계 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다.
■"과세 형평성 등 살펴봐야"
21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5대 원화마켓(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 국민의힘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법을 시행하기에 관련 제도와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이 주로 지적됐다. 구체적으로 업계에서는 △취득가액 산정·검증 인프라 △거주자·비거주자 판정 및 원천징수 체계 △해외 사업자 정보접근(CARF)의 실효성 △거래유형별 과세기준의 법령 반영 등이 미비하다고는 입장을 전달했다.
오세진 닥사 의장 겸 디지털엑스 대표는 "규제의 불확실성은 사업자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리스크일 수밖에 없다"며 "가상자산 과세는 내년 시행을 앞둔 지금까지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라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부터 지금까지 유예됐지만, 아직도 실질적으로 준비된 것이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라며 "현재 기본법이 없어 용어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상황에서, 과세부터 시행하는 것은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내거래 위축·자금 해외이탈 우려
업계와 정치권 모두 세수 증대 효과보다 국내 거래 위축과 자금의 해외 이탈 규모가 더욱 클 것이란 지적이다. 최 의원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며 "해외 증시에서 국내로 자금을 유입시기키 위해 정부가 세제 혜택을 준 바 있는데,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 이와 정반대의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논의가 오갔다"고 전했다.
업계 내부적으로도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현재 법이 없는 대신 시장이 있는 상황인데, 하나 남은 시장마저도 괴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 장도 좋지 않은데 세금을 내면서 투자를 할 만한 요인이 별로 없고,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결국 해외로 나가버리면 끝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부터 시행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 자산 보고 체계(CARF)를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국가별 참여 시점이 달라 과세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등 46개국은 내년부터 참여하지만, 싱가포르와 홍콩 등 29개국은 2028년, 미국은 2029년에 참여를 시작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임상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