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테헤란로

[테헤란로] 머스크가 화성 기지 짓는 이유

파이낸셜뉴스
연지안 정보미디어부 차장
연지안 정보미디어부 차장

'AGI, 천사인가 악마인가'라는 책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저자는 머스크가 화성 탐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화성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화성 기지를 지으려는 게 범용인공지능(AGI) 때문이라고 한다. AGI가 지구를 지배하면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도망가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저자의 유머에 웃음이 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실제로 최근 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안전을 위해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찬반은 팽팽하다. 곧바로 반론이 제기됐다. 기술적으로 안전한 AI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AI 개발을 늦출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이미 AI 개발 경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예상치 못한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각국의 대응도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인공지능안전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각국에 AI 안전을 위한 기관들이 속속 세워지고 있다. 3년 전 영국에 처음 세워진 이후 우리나라에도 2년 전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인공지능안전연구소가 생겼다. 최근 호주에 세워진 데 이어 내달에는 독일에도 세워진다고 한다. 특히 영국의 경우 세계에서 처음으로 AI 안전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연구소에 고연봉의 글로벌 AI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전문가에 대해서는 연구소에 적용되는 연봉 상한도 없다고 한다. 그만큼 AI 리스크 관리가 절실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렇게 지금은 AI라는 말이 일상이 됐지만, 사실 기자가 AI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것은 오래전 'A.I.'라는 제목의 영화에서였다. 영화 속 'A.I.'는 요즘말로 피지컬 AI였다. 사람의 모습이지만 내부는 AI로 작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이 AI 주인공은 앳된 어린아이의 모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이질적으로 느껴졌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결국 인간의 마음을 얻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 나 역시 좀 비슷한 면이 있다. 아직 AI에 마음(?)을 열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AI에 고민상담을 하며 대화를 하고, 구체적인 여행계획을 세워달라고 부탁한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AI와 이렇다 할 대화를 하지 못했다. 필요한 부분을 단어 수준으로 검색하는 정도다.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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