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6000달러 돌파…크립토 겨울 끝났나
1월 말 이후 최고치…최근 3개월 34% 급등
"AI 열기 식자 투자자금 가상자산으로 이동"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비트코인이 8만6000달러를 돌파하며 지난 1월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이어졌던 이른바 '크립토 겨울'이 끝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5.8%가량 오른 8만5863.40달러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8만6349.90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1월 2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동안 8% 이상, 최근 3개월간 34%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이어졌던 가상자산 침체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6000달러를 웃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급락하며 장기간 부진을 겪었다.
맷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에 "크립토 겨울은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크립토의 봄'이고 크로커스 꽃이 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상승장이 가상자산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강세장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호건은 최근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펀더멘털 개선을 꼽았다.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에도 블록체인에서 이뤄지는 거래가 늘었고 블랙록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시장 참여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그는 "가격은 경기순환적으로 하락했지만 펀더멘털은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났다"며 "연말로 갈수록 가격이 펀더멘털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비트코인이 기존 사상 최고치 아래에 머물 가능성을 낮게 봤다.
월가에서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됐다. BTIG는 비트코인이 7만5000달러선을 지키는 한 9만달러를 향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강세에 스트래티지와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관련주도 이날 동반 상승했다.
특히 최근 AI 관련주에 몰렸던 투자자금이 가상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주목된다. 호건은 "AI 붐이 시장의 모든 산소를 빨아들이면서 모멘텀 투자자들이 AI에 집중했다"며 "AI 열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그 돈이 다시 가상자산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불확실성도 당장은 상승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미 상원은 지난주 가상자산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처리를 저지했다. 이 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가상자산 감독 권한을 구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건은 오히려 법안 부결이 단기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SEC와 CFTC를 "미국 역사상 가장 친가상자산적인 규제기관"이라고 평가하며 "역설적으로 클래리티법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더 친가상자산적인 규제 환경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