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찜한 美 차세대원전…삼성물산, 7000만달러 베팅 시공권 선점
차세대 SMR 선도기업 카이로스 파워와 협약
구글, 카이로스와 2035년까지 최대 500MW 공급 계약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구글과 차세대 원전 전력 공급 계약을 맺은 미국 카이로스 파워에 약 7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카이로스가 미국에서 건설할 상용 원전의 설계·조달·시공(EPC) 수행 우선권도 확보한다.
22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카이로스 파워와 차세대 SMR 실증과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협약식은 '기후주간 뉴욕' 기간 중 JP모건 주관 행사와 연계해 열린다. 삼성물산은 카이로스가 테네시주 오크리지에서 추진 중인 '헤르메스' 실증 원자로의 설계와 시공 가능성 검토에도 참여한다.
카이로스는 구글과 복수의 차세대 원전을 개발해 2035년까지 최대 500MW의 전력을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 실증 단계인 50MW급 '헤르메스2'는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와 전력구매계약을 맺었으며, 2030년 구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목표로 한다.
삼성물산의 EPC 우선권이 구글 관련 원전 물량에 직접 적용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카이로스가 공개한 상용 원전 사업의 핵심이 구글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두 사업이 연결될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이 경우 삼성물산은 미국 차세대 원전 시장에 초기 단계부터 시공 파트너로 진입하게 된다.
카이로스는 'KP-FHR'이라고 불리는 용융염 냉각 방식의 차세대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 물로 원자로를 식히는 경수로형은 높은 압력이 필요하지만, 용융염 방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압력에서도 고온 운전이 가능하다. 고온의 열은 산업용 열 공급과 수소 생산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2023년 12월 헤르메스, 2024년 11월 헤르메스2의 건설을 허가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미국에서 비경수로형 원자로가 건설 승인을 받은 것은 50여년 만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헤르메스 사업에 최대 3억3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특정 기술 하나에 승부를 걸지 않고 여러 원자로 기술과 협력하고 있다. 앞서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총 7000만달러를 지분 투자해 루마니아 SMR 사업 등에 참여해 왔고, 이달에는 스웨덴 스투드스빅이 추진하는 1.2GW 규모 SMR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유럽에서는 경수로형, 미국에서는 비경수로형으로 발을 넓히는 셈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한국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도 카이로스와 공동으로 사업 기회를 발굴할 방침이다. 마이크 로퍼 카이로스 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카이로스 파워의 혁신적인 원자로 기술과 사업화·공급 모델에 삼성물산의 세계적 수준의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결집해 차세대 원전 상용화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욱 삼성물산 에너지 솔루션 사업부장(부사장)은 "카이로스 파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SMR 실증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은 물론 글로벌 상용화 시장에서도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