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변동성 극심…한국 국가브랜드까지 손상" 월가 투자거물의 경고
FT, '록펠러 인터내셔널' 루치르 샤르마 의장 기고문 게재
[파이낸셜뉴스] 극심한 주가변동으로 인해 한국의 브랜드 가치마저 훼손되고 있다는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임원의 경고가 나와 눈길을 끈다.
21일(현지시간) 록펠러 캐피털 매니지먼트(RCM)의 글로벌 부문인 '록펠러 인터내셔널'의 루치르 샤르마 의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증시가 왜 국가적 부담이 됐나"라는 제목으로 한국 증시를 진단했다.
샤르마 의장은 "한국 시장은 수십 년 동안 유난히 등락이 심했고 이는 일일 거래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제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의 상승과 하락은 변동성을 한층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지난 12개월보다 심한 변동성은 1980년대 기록 집계가 시작된 뒤 4차례밖에 없었다고 지적한 샤르마 의장은 이와 유사한 사례는 금융위기가 닥친 신흥국 나이지리아, 튀르키예, 브라질, 그리스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짚었다.
이와 함께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경기순환적 성격, 재벌 집단의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도 장기 투자자를 물러서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샤르마 의장은 이 같은 변동성만 없다면 한국 시장은 우량기업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릴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막기 위해 정부가 문제의 소지를 만들지 말고 해법을 내놓는 방식으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르마 의장의 분석에는 정부의 대응 문제 역시 포함됐다. 정부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기를 부추긴 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나중에 뒤따른 정부의 투기억제 조치에 대해서도 "주식 투기는 뿌리 깊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 사회적 도박 문화와 연관된 것으로 지목돼 왔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 6위 규모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국경 너머 훨씬 멀리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기업 이익의 약 75%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코스피는 오랫동안 세계 강세장과 약세장의 조기 지표였으나 갈수록 통제력을 잃는 듯한 한국 시장의 거동 때문에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손상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