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5% 족쇄 풀린 등록임대 "시세대로"… 전세 수억씩 뛸 판 [부동산 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말소주택 5년내 20만가구
전월세 폭탄 예고에 세입자 긴장
전셋값 오름폭 더 키울 가능성
곳곳 등록임대 공급 축소 후폭풍

5% 족쇄 풀린 등록임대 "시세대로"… 전세 수억씩 뛸 판 [부동산 아토즈]

#.경기 광명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세입자 A씨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 4000만원 인상 통보를 받았다. 집주인의 임대사업자 등록이 자동말소되자 주변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인상한 것이다. 등록임대사업자에서 벗어나면서 임대료 증액 제한(5% 이내)도 적용받지 않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월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등록임대주택 41만가구 가운데 올해∼2030년 임대 의무기간이 만료되는 주택은 19만6000여가구로 추산된다. 특히 올해(7만2000여가구)와 2027년(4만2000여가구), 2028년(3만9000여가구)에 의무기간 만료 물량이 몰려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박모씨도 등록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8년 임대 의무기간이 올해 말 끝난다.

자동말소되면 임대료 5% 증액 제한이 사라진다. 현재 보증금은 5억원, 주변 전세시세는 7억원으로 2억원 이상을 더 부담해야 할 처지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임대사업자 지위 말소에 따른 후폭풍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세입자는 전셋값이 한 번에 뛸까 걱정하고, 집주인은 팔지도 못하는데 세금 폭탄을 맞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임대주택 현황을 보면 올해 초 기준으로 총 207만가구다. 이 가운데 공공은 45만가구로 비중이 22%에 불과하다. 민간은 162만가구로 78%에 이른다. 민간 임대주택 162만가구 가운데 등록임대는 41만가구다. 전체 임대주택 10채 중 2채가 민간이고, 민간 임대주택의 25%가량이 등록임대주택인 셈이다.

등록임대주택의 가장 큰 순기능 가운데 하나가 전월세 가격 안정이다. 임대 의무기간이 8년인 경우 2년 계약을 가정하면 총 4회 계약이 가능하다. 이 기간 보증금은 상한에 묶여 최대 인상폭이 20%다. 보증금이 3억원이면 최대 3억6000만원이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지만 임대사업자의 대표 순기능이 전월세 가격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은 순기능은 계약갱신청구권보다 더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월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가 전월세 가격을 계속 끌어올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직방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신규 전세거래 평균 보증금은 지난해 하반기 6억4000만원에서 올해 1∼8월 6억7000만원으로 3000만원 상승했다. 올해 아파트 전용 84㎡ 신규 전세거래 평균 보증금은 7억7000만원으로 8억원에 육박한다.

최근 들어 전셋값 오름폭도 커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 오름폭은 1∼5월에는 1% 미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6월 1.43%, 7월 1.34%, 8월 1.10% 등 하반기부터는 1% 이상 오르고 있다. 특히 강북권, 외곽 등 중저가 지역에서 전세가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등록임대주택 공급 축소로 인한 전월세 시장 불안을 경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에서 등록임대사업자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등록임대주택 제도는 분명히 순기능이 적지 않다"며 "임차인을 위한 제도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종배 기자


#임대의무기간 #부동산 #등록임대 #아토즈 #전월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