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벌면 7100원이 재료·인건비… 장년층 폐업땐 노후도 흔들
허리 휘는 5060 자영업자들
손님 줄어드는데 고정비는 뛰어
못버티고 문닫는 사업자 증가
작년 폐업 4명중 1명이 60대이상
새사업·재취업 어려워 더 타격
은퇴 후 생계를 위해 창업한 50·60대 자영업자들이 고물가와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매출은 줄고 비용은 늘지만, 폐업 이후 재취업도 쉽지 않아 빚으로 버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노후 소득 기반마저 흔들리면서 노후불안도 커지고 있다.
■인건비 아끼려 직접 뛰지만…
22일 소상공인업계 등에 따르면 내수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식재료비와 인건비, 대출이자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중장년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은퇴 이후 생계 수단으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영업을 지속하기도, 폐업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식재료비와 인건비는 자영업자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일반음식점의 매출에서 식재료비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1.6%로,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매출 100만원을 올려도 재료비와 인건비로만 71만6000원이 나가는 셈이다. 여기에 임차료와 공과금, 배달앱 수수료, 대출이자까지 감당해야 한다.
내년에는 인건비 부담도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가 확정한 2027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700원으로 올해보다 380원(3.7%) 오른다. 월 209시간 기준 223만6300원이다. 4대 보험료와 퇴직금 등을 더하면 사업주의 실제 부담은 더 커진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종업원 없이 직접 일하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017년 7월 158만7000명에서 올해 7월 149만9000명으로 8만8000명 감소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414만4000명에서 430만8000명으로 16만4000명 증가했다.
제주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대출이자와 재료비 등이 무섭게 오르는 상황이라 아르바이트생은 꿈도 못 꾸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직접 일하는 시간을 늘려도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출을 안고 창업한 중장년 자영업자는 영업이익이 줄어들수록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재취업 막막…노후자금까지 위협
5060 자영업자의 더 큰 문제는 폐업 이후다. 청년층과 달리 재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도 자금 부담이 크다. 은퇴자금이나 퇴직금을 창업에 투입했다면 폐업은 노후소득 기반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고령 자영업자의 폐업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 폐업은 23만7675개로 전체 폐업의 24.4%를 차지했다. 2023년 22.3%, 2024년 22.7%에서 상승한 수치다. 전체 폐업자 4명 중 1명가량이 60대 이상인 셈이다.
장기간 영업한 사업자들의 폐업도 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5년 이상 영업하다 폐업한 사업자는 31만7406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전체 폐업자의 32.5%에 해당한다. 20년 이상 영업한 음식점의 폐업도 2797곳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 통계는 전체 연령대의 폐업 현황으로, 5060 자영업자만의 폐업 실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도 큰 문제라 이를 줄일 방안이 필요하다"며 "특히 50, 60대 자영업자의 문제는 사회문제가 될 수 있어 지급보증 형태로 금리를 낮춰주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