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쿠바 정권 결국 붕괴할 것"…유엔 연설 중 쿠바 대표단 집단 퇴장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서 "쿠바는 완전한 실패 국가…자유 찾아올 것" 직격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무장관 등 쿠바 대표단, 연설 도중 줄지어 총회장 박차고 나가
베네수엘라 마두로 축출·카르텔 소탕 거론하며 "서반구 對美 위협 절대 불허" 천명
멕시코 카르텔 강력 경고 및 그린란드 영구 안보 통제권 협정 체결 등 美 패권 재확립 강조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단에서 쿠바 정권을 "완전한 실패 국가"로 규정하며 정권 붕괴를 공언하자 이에 반발한 쿠바 대표단이 연설 도중 회의장을 집단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뿐 아니라 멕시코 마약 카르텔,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등을 두루 거론하며 서반구(남북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의 압도적인 안보 통제력과 군사 패권을 재확립하겠다고 선언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행정부는 공산 정권이 전례 없는 최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쿠바 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는 완전히 실패한 국가로,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으며 결국 붕괴할 것"이라며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우리의 바로 문 앞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피난처를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공산주의가 미국에 들어오는 일은 없겠지만 쿠바에는 반드시 자유가 찾아올 것"이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쿠바와 심도 있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그는 또 "쿠바 정권은 수십 년간 미국 내 안티파, 공산당 등 체제 전복적 급진 단체들과 결탁해 왔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를 향한 독설을 이어가자 브루노 로드리게스 파리야 외무장관을 필두로 한 쿠바 대표단 4명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연설장을 빠져나갔다. 이 장면은 유엔 중계 화면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로드리게스 외무장관은 이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 정부는 쿠바가 완전히 독립적이고 주권적인 국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쿠바는 미국이나 그 어떤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즉각 반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뿐만 아니라 남북 아메리카 전역을 아우르는 서반구에서 미국의 안보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1월 단행한 미군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압송, 동태평양 및 카리브해 일대 마약 운반선 타격 작전 등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이 더 이상 서반구 어느 곳에서도 위협 세력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미국의 핵심 국익을 지키기 위해 비교할 수 없는 군사력을 주저 없이 사용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멕시코 국경 지대의 치안 불안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적대적인 카르텔에 장악된 지역과 2000마일(약 3200km)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멕시코 정부가 범죄 조직 소탕과 영토 통제권 회복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아울러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북아메리카의 북쪽 변경"으로 규정하고, 이날 서명 예정인 덴마크·그린란드와의 3자 안보 협정을 성과로 내세웠다. 그는 "이번 합의는 미국에 그린란드 영토의 안보와 제반 필요 사항에 대한 영구적인 통제권을 부여한다"며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방어에 필요한 완전한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