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유 수출 금지해야"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경유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경유 수출 금지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히자 자신은 수출 금지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기름값으로 국정 지지율이 32%까지 추락한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물량을 통제해 일단 경윳값을 잡자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유를 수출하지 말자고 말해왔다"면서 "행정부 내 참모진에게 이렇게 말했고, 이에 관해 줄곧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척 그래즐리(아이오와) 상원의원 주도로 공화당 의원들은 행정부에 경윳값 안정을 위해 수출을 중단토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업, 제조업 등 각종 산업에 필요한 경유를 외국에 수출하지 말고 미국에 풀어 유가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회담에 배석한 베선트 장관은 현재 미 행정부가 수출 통제 방안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반적인 정제 능력의 관점에서 가능할지, 전면 또는 부분 통제가 작동할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하루 전인 21일만 해도 전혀 다른 입장이었다. 수출 금지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은 지난주 "수출 금지가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하면 검토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경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치솟는 유가로 인해 점점 초조해하면서 입장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 경윳값은 이날 갤런당 6.53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8달러가 넘었다. 1년 전만 해도 3.70달러도 안 됐던 경윳값이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 러시아 정유 설비가 타격을 입으면서 경유 수출이 멈춘 데다, 트럼프가 지난 2월 28일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걸프 국가들의 경유 수출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해외 수출로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어 미 정유사들은 국내에 판매하는 대신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20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 설비를 드론으로 공격하는 것을 멈추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