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반도 평화, 남북미중 논의해온 과제"…다자대화 제안
이 대통령,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당사자간 대화 발전 발판 마련"
유엔서 '남북미중' 언급 다자대화 강조
평화공존 3대 청사진 제시
北 핵·미사일 '중단→축소→핵 없는 한반도' 단계적 해법
호르무즈發 공급망 위기 대응 '건설적 기여국 연대' 제안
【파이낸셜뉴스 뉴욕(미국)=최종근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미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고, 이를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남북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들이 한반도 평화체제의 필요성에 공감해 온 만큼, 다자 대화를 통해 평화체제 구축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우선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한 뒤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지향하는 단계적 해법도 제시했다. 아울러 호르무즈·홍해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도 제안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는 당사자 간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다자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매우 유용한 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다자 대화 구상을 한층 구체화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라며 "한반도 평화 체제는 오랜 기간 남북은 물론 미국, 중국 등 관련국들도 그 필요성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논의해 온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북미대화를 다시 가동해 관련국 간 평화체제 논의로 외연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멈춰 있던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간 대화를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관련 당사자들의 대화로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이날 기조연설에서 남북과 함께 미국, 중국을 평화체제 논의의 '관련국'으로 직접 거론한 점도 주목된다.
또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는 당사자 간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다자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매우 유용한 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는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장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기보다 핵·미사일 능력의 추가 고도화를 먼저 멈추고 축소 단계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공존의 방향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 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 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 공존 등 3대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무대에서도 북측을 존중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 나가겠다"며 "보건, 재난, 기후 위기 등 국제사회 차원에서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기본적인 소통 채널부터 복원하며 신뢰를 쌓아 나가는 것이 안정적인 평화 공존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길을 열고 또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해상 봉쇄를 거론하며 글로벌 에너지·물류 공급망 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호르무즈와 홍해에서 반복된 해상 봉쇄는 에너지와 물류의 핵심 통로가 무기화될 때 세계인들의 일상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국제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은 국제법이 보장하는 권리이자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확고한 기반이다. 상선을 공격하고 선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기존의 협력 체계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공급망 위기가 전 세계 경제·민생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더욱 촘촘하게 강화해 나가겠다"며 새로운 국제 공조 구상으로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하나의 해법에 합의할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수도 없다"며 "지금 필요하고 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역량과 의지를 갖춘 나라들이 먼저 손을 맞잡고 협력의 공간을 넓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건설적 기여국 연대라고 부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타적 기구나 배타적 그룹을 새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존의 국제 질서와 유엔의 기능을 존중하면서 각국이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유연하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협력하고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최종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