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에 호르무즈 재개방 조건 전달...트럼프 발언 견제
이란, 유엔총회 계기로 美 협상단과 접촉 재개
호르무즈 재개방 조건 전달했다고 알려져
트럼프, 이란 겨냥해 "전멸" 언급하며 강경 발언 이어가
이란 군부 "가혹한 타격 준비 됐다" 맞대응
[파이낸셜뉴스] 이달 들어 미국과 직접 교전을 자제하고 있는 이란이 미국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협상단과 다시 접촉했다. 이란은 미국 측에 지난 7월부터 공식적으로 봉쇄 상태인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2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만났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란의 확고한 입장이 막후 회동을 통해 미국 대표에게 가감 없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IRIB는 미국과 접촉한 이유에 대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조건을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재개방 조건으로 △해상 봉쇄 즉각 해제 △동결된 이란 자산 전체의 즉각적인 반환 △중동 친이란 세력이 연관된 모든 전선에서 전쟁 종식 등을 요구하고 있다.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회동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유엔총회 기간에 미국 관료 및 이란 대표단이 3시간 동안 대화했다며 만남이 "매우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아주 좋은 회동을 했고,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는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이번 회담을 중재했으며 미국 측에서 위트코프 외에도 트럼프의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는 22일 별도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란과 합의해 그들이 재건하고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위대한 국가를 만들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이란을 신속히 전멸시켜 다시는 사람을 살해하고 국가를 파괴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날 유엔의 이란 대표단은 트럼프의 연설 가운데 퇴장했다.
같은 날 이란군 총참모부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중앙사령부는 공동 성명을 내고 트럼프를 비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쏟아낸 적대적 발언과 반복된 위협은 사실관계에 근거하기보다 철저히 국내 선전용 도구에 불과하다"며 "미국은 유엔이라는 무대를 전 세계적인 침략과 불안정, 약탈을 정당화하는 데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력한 이란군은 '성스러운 방어전(이란·이라크 전쟁)'과 제2, 제3의 강요된 전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침략자들과 미국,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 지도부에게 더 가혹하고 파괴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타격을 가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란 군부는 23일로 예정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언급하고 "이란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연단에서 이란의 용맹한 국민과 영웅적인 군대의 메시지, 그리고 이란의 꺾이지 않는 강인함을 전 세계에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